얀시가 글로 쓴 셀카
Posted 2023. 6. 7.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필립 얀시(Philip Yancey)의 회고록 <빛이 드리운 자리 Where the Light Fell: A Momoir>를 읽었다. 반쯤 읽다 놓은 것을 다시 읽었으니 1.5독쯤 한 셈이다. 남부 근본주의(우리나라 꼴보수 기독교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가 지배한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자라고 성경대학에서 공부한 첫 20년 정도가 중심이다.
내게 영향을 주었던 Big 5 저자(John Stott, Eugene Peterson, Philip Yancey, 송인규는 상수이고, Gordon MacDonald와 Paul Stevens, Marva Dawn은 그때 그때 다르니 Big 7을 꼽는 게 낫겠다^^) 중 하나인 얀시의 숨은 팬으로서 오래 기다렸던 책인데, 성장 과정과 대학 시절 우연한 회심 이후 본격적인 저술가로 자리 잡아 가기까지를 4백 면 넘게 기록했다.
얀시의 빠딱하면서도 왠지 따뜻한 문제의식과 자주 밑줄을 긋게 만드는 문장을 좋아하는 내게는 더할나위 없는 선물이었고, 띠지에 새긴 "이 책은 내가 쓴 모든 책에 대한 일종의 프리퀄"이라는 표현은 너무나 적확하다. "고통과 은혜"를 두 축으로 하는 얀시의 책들을 다시 읽도록 부채질해 주었는데, 행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얀시 자신의 표현대로 "글로 쓴 셀카" 격인 회고록은 굳이 전 생애를 고루 다루지 않아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독자로선 그가 저널리스트와 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친 생애 중후반기, 그러니까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반 미국 기독교와 교회에 대한 이야기들 중심으로 후속편을 써 주었으면 하는데, 나오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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