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타 국화
Posted 2023. 7. 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베란다에 전에 화초를 기르다 빈 화분 두 개가 있다. 꽤 크지만 요즘은 토분 위주로 사서 배수구 옆애 놓고 자잘한 것을 심거나 그냥 내버려 두고 있다. 몇 해 전에 미국 쑥부쟁이(9/9/20)라고도 불리는 아스타 국화를 산 적이 있는데, 꽃이 다 지고 떨어지면서 큰 화분에 그냥 옮겨 놓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작년부터 다시 꽃을 피워내면서 우리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조그만 꽃몽우리들이 맺히더니만 화알짝 피어나더니만 거의 한 달을 꽃 피우고 있다. 마치 전고를 거의 비워낸 통장에 어느날 몇 만원이 남은 것 같고, 우연히 다시 꺼내 든 책에서 빛나는 문장을 발견한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해 주었다.
거의 방치하다시피 하고선 일주일에 한 번 물만 주었을 뿐인데, 질긴 생명력으로 화사한 꽃까지 피워내니, 귀엽기 그지 없다. 하긴 우리집 식물들은 그저 사 오거나 얻어 와서 화분갈이 정도 해 주었을 뿐 딱히 기울인 노력이 없는데도, 때 뙤면 푸른 잎과 꽃들을 보여 주니, 무슨 후한 인심, 아니 식심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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