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랑한 술집들
Posted 2024. 11. 2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 1) 생각과는 달리 이치에 맞지 않고 매우 허망하다. 2) 함부로 얕잡아 볼 수 없을 만큼 깜찍하고 당돌하다. 3) 처리하기가 매우 어렵고 곤란하다. 국어사전에서 '맹랑하다'를 찾으면 나오는 뜻풀이들인데, 거창했지만 허무맹랑하다는 부정적인 의미와,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숨겨 있던 한 방을 보이는 긍정적인 의미를 함께 갖고 있다.
- 술집 광고나 슬로건들 가운데 두 번째 어의를 갖다 붙일 수 있는 것들이 종종 눈에 띈다. 10월에 미국 누이집에 갔을 때 차를 타고 가다가 동네 술집이 보였는데, 물은 아끼고 맥주는 마시라는 슬로건이 맹랑했다. 물값이 싸지 않은 워싱턴주에선 당연한 이치건만, 살짝 비틀고 토를 달아 손님의 눈길을 끄는 이색적인 광고였다.
- 사실 술집들의 기발하고 맹랑한 선전 문구는 전세계 여기저기서 많이 볼 수 있는데, 몇 해 전, 종로3가 익선동 골목에서도 작은 선술집 창가에 보기만 해도 웃음짓게 만드는 문구가 보였다. 파트너를 바꿔가며 출입하는 맹랑한 술꾼 도시처녀도, 상대를 누굴 데려오더라도 눈감아 주겠다는 맹랑한 상술도 제법 그럴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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