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nch 카푸치노
Posted 2025. 3. 3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사순절 음악회에 갔다가 서교동 우미토부에서 아지 프라이(3/8/25) 먹고 합정역 쪽으로 조금 걸어서 커피샵 퀜치(qiench)를 찾았다. 다행히 다찌석이 남아 있어 카푸치노를 시켰다. 일본 찻잔 느낌의 손잡이 없는 키 작은 잔에 가득 담겨 나왔는데, 비주얼이 그럴듯 했다. 들고 마시면 흘러 넘칠 것 같았지만, 그래도 조심스레 한 입 맛을 봤다.
다행히 넘치지 않았고, 동그랗던 우유 거품이 새로운 모양으로 변하면서 그대로 유지됐다. 젊은 부부가 하는 카페인데, 맛도 아트도 둘 다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큰 카페는 아니었지만 점심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빈자리가 없고, 계속 손님들이 찾아와 기다렸다가 들어오는 걸 보면 꽤 알려진 데 같았다.

다 마시고 내려놓는데, 우유 거품이 끝까지 남아 있었다. 카푸치노는 다른 카페 것들도 이렇게 끝까지 흔적과 잔재를 남기게 되는데, 그 모양이 뚜렷한 게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남아 있나 달라졌나 사라졌나 계속 보게 만들었다. 처음보다 크기만 조금 줄었을 뿐 바닥에 남은 동그라미 여운을 보며 다른 손님들을 위해 기분 좋게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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