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액일까 장식일까
Posted 2025. 8. 1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우리 아파트 1-2라인 입구에 1층 주민이 내놓고 기르는 화초들(7/11/25에 생수병 두 개가 걸려 있었다. 화초가 곧바로 자라도록 꼽아놓은 지지대에 뒤집어 꽂은 게 영락없는 병실 링거(5/8/19)처럼 보였다. 장식으로 저리 꽂아놓은 건 아닐 텐데, 무슨 효과가 있는 겐지, 아니면 그저 익숙한 풍경에 작은 변화를 주는 건지 모르겠다.
어쩌면 화초 주인이 아니라, 이 길을 지나다니는 다른 주민들이 늘 반겨주는 화초들이 고마워 마시던 물병을 저리 꽂아두었을 수도 있겠다. 바로 앞 쓰레기장에서 분리 수거를 할 수도 있는데, 가벼운 해학이 느껴진다. 뭐가 됐든, 제삼자가 바라보기에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그 안쪽 화단엔 진짜 수액처럼 생긴 작은 병이 꽂혀 있었는데, 이건 생수병이 아니라 요거트병 크기였다. 먹다 남은 마지막 방울들을 맛보게 하려는 걸까? 진짜 수액이든 아니든, 이 길가 화초들은 기르던 이의 애정과 관심을 받다가 이제 지나다니는 주민들의 시선까지 받으면서 8월 무더위에도 이토록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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