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감한 한글 타이틀
Posted 2025. 10. 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아서라, 말아라
한글날을 앞둔 며칠 전 지하철에 앉아 있는데, 건너편에 걸린 광고 배너가 자꾸 눈에 들어왔다. 서울시에서 가을에 한 달 넘게 하는 공연과 축제 행사를 알리는 일정인데, 전체 타이틀이 <서울어텀페스타>였다. 옆에 영문을 병기했길래 망정이지 무슨 말인지 못 알아차릴 뻔 했다.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일을 벌이는 거야 좋은데, 알아듣기 쉽게 써야 할 것 같다.
축제를 뜻하는 페스타(Festa)야 그렇다 하더라도 가을을 어텀(Autumn)으로 쓴 건 좀 심했다. 게다가 그 두 개를 띄어쓰지도 않고 붙여서 '어텀페스타'라고 썼으니, '어텀페 스타'라 읽어야 할지, '어 템페스타'라 읽어야 할지 대략 난감했다. 지나친 한글 전용주의가 낳은 오류를 보는 것 같았는데, 그냥 영어를 앞에 크게 쓰고 한글을 뒤에 붙이면 더 좋았을 것 같다.
TV 채널을 돌리다가 곧 방영되는 드라마 예고편을 봤는데, 순한글로 써 있는 타이틀이 '우주'로 시작해 무슨 우주 얘기를 다루는 SF 드라마인 줄 알았다. Would you marry me?를 뜻하는 것 같은데, 순한글로 띄어쓰기도 안 하고 다닥다닥 붙여쓰니 영 이상한 말이 되고 말았다. 물음표는 왜 빼먹었을까? 시청자들이 알아서 이해하라는 건지, 이래서야 시청율이 나오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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