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근, <귀향>
Posted 2026. 1.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공연
<향수, 고향을 그리다> 전에서 여러 좋은 작품을 봤지만, 사실 이 전시회를 찾은 것은 같은 교회 다니는 화가의 부친 작품이 한 점 전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추상화가로 알려진 천병근 작가(1928-1987)의 <귀향>이란 작품이 궁금했는데, 선생이 서른이 되기 직전인 1957년 작품이다. 내가 느낀 느낌보다 작가의 따님이 붙인 해설이 더 도움이 될듯 싶어 옮겨본다.
6.25동란으로 부산으로 피난왔던 피난민들이 휴전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는 정경으로, 당시 낙동강변을 따라 끝임없이 이어지는 귀향 행렬을 보면서 깊은 인상을 받아 그린 작품이다. 해질녁 석양 햇살로 노랗게 물든, 높이 솟은 초록색 언덕과 정자, 둥실 떠있는 구름은 희망을 상징하며, 전면의 앙상한 가지의 나무와 붉은 벽돌색의 민둥산은 지금 직면한 척박한 현실을, 그 아래로 달구지에 짐을 싣고 힘든 걸음을 내딪는 피난민들의 행렬은 고난의 길을 묵묵히 감내하는 순례자로 상징적으로 그려냈으며, 강물에 그 모습을 리플랙션시켜 그 의미를 더욱 가중시킨다. 또한 흰색 한복을 통해 한민족의 애환을 상징적으로 그려냈다.
해설의 도움 없이 작품을 볼 때는, 위에 묘사된 것의 10%나 캐치했는지 모를 정도로 화가가 표현하고 그림이 상징하는 것들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게 그림의 세계인듯 싶다.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돼 작가나 가족으로선 영예로우면서도 쉽게 만나기 어려운 작품인데, 기획전이 마련돼 70년 전 작품을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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