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과 시계
Posted 2026. 8.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매주 한 번씩 덕풍골 학유정 약수터에 물 뜨러 갔다가 종종 산길을 한 바퀴 돌고 내려오곤 한다.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어 빠르게 걸으면 20분,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충분해 가벼운 운동이 된다. 높낮이가 별로 없어 심심할 수도 있지만, 줄지어 서서 맞아주는 아카시나무, 소나무, 밤나무 등과 반갑게 눈을 맞추는 시간이다.
이 길에는 양쪽 진입로 부근에 대접 받는 시계들이 있다. 산책을 나온 주민들 다수가 지금 먗 시에 관심 있는 연세가 있는 분들이기에 누군가가 마련해 둔 것들이다. 그런데 시계를 비바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선지, 아니면 건드리지 않게 하기 위해선지 투명 보호상자 속에 모셔 놓은 게 더 눈길을 끈다.

다른 방향에 걸어놓은 시계는 상자는 없지만 지붕을 씌워놓았다. 빨간색 테두리가 섹시해 보이는데^^, 둘 다 어지간히 대접 받는 것 같다. 시계가 걸려 있는 나무 아랫쪽엔 여지 없이 거울도 함께 걸려 있는데, 가까이 와서 시계도 보고, 얼굴도 한 번 보라는 배려인 듯 싶다. 이 길을 걸을 때마다 일부러라도 한 번씩 쳐다봐 주는데, 어쩌면 이네들이 나를 봐 주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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