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회무침
Posted 2011. 5. 2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퇴근길 아파트에 장터가 섰다. 길게 늘어선 노점들 끝에 회를 떠 주는 용달차가 있었다. 세발낙지, 전복, 멍게와 함께 멸치회무침을 팔고 있었다.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지만, 책과 TV 등에서 여러 번 본지라 얼마냐고 물으니 2만원이란다.
손가락보다 약간 큰 멸치를 20마리 정도 떠서 가위로 머리와 꼬리를 뗀 다음에 내장을 손으로 눌러 빼서 깨끗이 씻고 반토막을 낸 다음 야채와 고추가루, 깨와 참기름, 그리고 초고추장을 한데 버무려 포장해 주었다.
조금 비싼 감은 있지만, 쉽게 먹을 수 없는 별미라 기꺼이 지불했다. 나뿐만 아니라, 구경 나온 이들에게 인기 있어 거의 쉬지 않고 작업을 했는데, 주문 한 건에 5분쯤 걸리는 것 같았다.
집으로 가져와 넷이 신나게 먹었다. 매콤한 게 은근히 땡기는 맛이다. 통영이나 남해 멸치 산지에 가면 훨씬 맛있고 푸짐하겠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 했다.
횟감이 비싸서겠지만, 회무침을 먹을 때마다 횟감에 비해 야채가 너무 많고, 참기름을 비롯해 들어가는 고명이 많고 강해 횟감 고유의 맛을 잘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그래서 다들 멀더라도 산지를 찾는 것이겠지. 고등어회, 갈치회와 함께 멸치회도 산지에 가서 맘껏 먹어 보고 싶다. Wish Lists에 넣어두었다가 언제 내킬 때 한 번 바다를 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