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리나
Posted 2023. 9. 2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모임이 있어 들린 어느 교회 화장실엔 칸마다 성경구절을 붙여 놓았다. 눈높이보다 약간 낮아 일을 보면서 잠시 보게 돼 있는데, 이런 순간, 이런 공간까지 신앙화를 도우려는 의지가 느껴진다.^^ 맨종이도 아니고 무늬 색지에 깔끔하게 프린트하고 투명 테이프로 마감을 잘 해 놓았다.
그런데 다는 아니지만 약간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구절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게 시편 50편인데, 음~ 여기서 말하는 환난 날이 볼일 보는 순간을 말하는 것은 아니렸다.ㅋㅋ 전에 출근길에 아침에 마신 커피로 아직 갈 거리가 남았지만 소식이 오는 경우에 급히 근처 건물이나 주유소를 찾아 들어가 건짐 받았던 기억이 나곤 하니, 틀린 말은 아니다.^^
이런 순간들에도 성경구절을 붙여 놓는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왕이면 조금 편안하게 읽히는 구절들이면 어땠을까 싶다. 또 꼭 성경구절이 아니더라도 일 보는 동안 흥얼거려지는 잘 아는 찬송가 가사도 좋을 것이다. 삐딱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건 교회가 본의 아니게 지나치게 전투적이란 느낌이 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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