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교회 예배
Posted 2023. 11. 9.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교회 나들이
10월부터 어찌하다보니 기장측 두 교회를 방문해 예배 드리고 있다. 가톨릭이나 성공회처럼 아예 큰 갈래가 다른 교회 예배는 온통 낯설지만, 같은 개신교인데도 배경과 전통이 다른 예배들은 크게 봐서 엄숙하거나 자유분방하거나, 순서가 많거나 단순하거나 등의 특색이 있게 마련이다.
경동교회 예배는 주보 안쪽 4면을 온통 차지할 정도로 순서가 많은데, 그럼에도 장황하다거나 번잡하다는 느낌 대신 정갈하고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예배 중에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하게 하는 예전적 요소가 많아 보였는데, 구약-서신서-복음서에서 한 대목씩 읽고, 사회자와 회중이 주고 받는 내용이 많았다.
설교 본문이 하나가 아니라, 구약-서신서-복음서를 아우르는 내용인 것도 좋았다. 성서읽기에 따른 배열인지는 몰라도 이렇게 서로 다른 본문을 읽고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전하려면 설교자가 좀 더 많은 준비를 했을 것으로 사료된다. 찬송은 향린교회의 <국악 찬송가>까진 아니어도 찬송가 끝에 수록한 <경동찬송>이라 이름 붙인 이 교회만의 짧은 찬송들을 섞어 부르고 있었다.
다른 교회들보다 세로가 길고 앞뒤 4면씩 8면으로 두 번 접은 병풍형 주보는, 글자가 큰 편이라 잘 읽혔다. 내가 갔던 11월 첫째 주일은 대림절을 앞둔 창조절 열째 주일로 성찬례가 있는 예배였는데, 성도들이 차례대로 도열해 포도주에 적신 전병을 받았다. 다음 예배도 기다려지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