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를 쪄 먹다
Posted 2011. 6. 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왜 진작에 그런 생각을 못했는지 모르겠다. 사무실에서 10분만 걸으면 농수산시장이고, 집에 가는 길에 잠깐 들려서 생선이나 과일, 배추 등을 사 갈 수 있는데, 8년 동안 한 번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니.
아마도 물건값을 물어보고 흥정하는 시장에서 뭘 사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그보다는 가격표가 붙어 있고 카트에 그냥 집어 넣으면 되는 대형마트에서 사는데 익숙해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출근길에 매일 통과하는 농수산시장의 해물탕 식당을 보고 4월부터 점심 먹으러 들락거리지 않았다면, 두어 주 전 직원들과 소래포구 나들이를 하면서 한참때인 꽃게탕을 먹지 않았더라면 어제처럼 게를 사 갈 생각은 여전히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수산시장 첫집에서 kg에 2만원 받다가 1만8천원에 준다길래 수케 4마리를 달아보니 1.2kg 나오는 걸 그냥 1만8천원 주고 샀다. 아주 크진 않았어도 그리 작지도 않았다. 알이 많아보이는 암케 한 마리를 달아보니 600g. 2만 1천원 달란다. 읍스! 패스!
로즈매리가 잽싸게 게 찌는 법을 검색해 보더니 칫솔로 게 다리 구석구석을 닦아내고 10분 정도 쪄냈다. 사진을 위해 등껍데기를 뒤집어 놓으니 빨갛게 잘 익었다. 한 마리씩 먹는데, 확실히 암케가 아니라서 푸짐한 맛은 없다. 1인당 최소 두 마리씩은 먹었어야 했는데, 수산시장 경험이 없어 양 대중을 잘못했다. 자칫하면 입맛만 다시다 말 뻔 했는데, 다행히 저녁식사 후 야식으로 먹은 거라 겨우 면피했다.
생선은 잘 발라 먹으면서도 게 다리 같은 거 파 먹고 후벼 먹는 데 익숙치 않은 나 때문에 이렇게 식구들이 찐 게를 먹는 건 미국 누나네 갔을 때 이후 처음이라니, iami씨. 정말 해도 너무 하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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