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산을 오르는구나
Posted 2011. 6. 2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출발해 농다치 고개-소구니산(800m)-유명산(862m)을 왕복하는 다섯
시간 코스였다. 30분이 채 안 걸리는 농다치 고개에서 지도를 확인하는데,
등산로를 오르고 있는 벌 하나가 눈에 띄었다.
내가 올라온 길과는 다른 길로 올라오고 있었는데, 녀석의 루트는 북서면,
그러니까 한화콘도에서 야생화 산책로를 지나 선녀탕에서 혼자 실컷 눈요기를
한 다음에 토기봉으로 해서 말머리봉을 갈까 잠시 고민하다가 노루목을
향하는 거 같았다.
갑자기 방향을 바꿔 옥산 방향으로 등산을 재개했다. 아마도 농다치 고개 지나
유명산을 가려다가 마음을 바꾼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녀석의 새 루트는
옥산을 지나 중미산(834m) 방향으로 짐작됐다.
카메라로 잠시 녀석을 만난 다음에 우린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갈 길을 갔기
때문에 녀석이 나처럼 등정의 기쁨을 누렸는지, 아니면 옥산까지만 가고
중미산은 다음을 기약했는지 알 수 없다.
점심 때쯤 소구니산과 유명산이란 8백 미터급의 산을 두 개나 오르고
충만한 기쁨으로 다시 주차장에 도착해 벌의 행방을 수소문해 보니, 누군가가
옥산 근처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멋지게 행글라이딩하는 벌을 봤다고 한다.
녀석은 아마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선율에 따라 몸을 흔들었을 것이다.
그래, 잘했다! 네겐 바로 그거, 벌의 비행이 더 잘 어울릴지 몰라.
중미산은 다음에 나랑 동행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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