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댐 방류
Posted 2011. 7.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큰비가 내린 수요일 사무실을 하루 쉬고 뉴스를 보다가 점심 나절 차로 7-8분 거리에 있는 팔당댐을 찾았다. 서울에서 올림픽도로로 미사리 지나면 팔당대교가 나오는데, 건너면 양평 가는 길, 건너지 않으면 퇴촌 가는 길이다. 5분쯤 달리면 댐이 보이는데, 강북은 남양주 조안면이고, 강남은 하남 배알미동이다. 댐을 가로지르는 공도교는 주중엔 통제하다가 주말엔 차량 통행을 허용한다.
황토빛 물살이 맹렬한 게 이번 비의 위력을 보여준다. 평소와 다르게 수문이 하늘로 올라가 거꾸로 된 아치를 그리고 있다. 처음엔 비가 하도 와서 댐문이 휘어 오른 건가 했지만, 물을 방출하기 위해 들어올린 것이었다. 가끔 로즈매리와 구경하러 가서 길거리 커피 한 잔 하고 오곤 하는데, 이렇게 높이 올라간 수문은 처음 봤다.
그러니까 평소엔 수면 아래 고정돼 물을 막고 있다가 소양강이나 화천 같은 상류에서 흘러오는 물이 적정 수위 이상이 되면 들어올려 방출하는 시스템이었다. 저거 한 번 들어올리려면 전력이 꽤 들겠다. 마치 돔 구장 지붕을 오픈하는 것 같을 게다.
팔당댐은 7년 6개월 걸려 1974년에 완공됐는데, 높이 29m, 길이 510m, 총저수량 2억 4,400만t이다. 폭 20m, 높이 16.75m의 15개 수문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채택된 저낙차 밸브형 발전을 가능하게 하고, 텐더식 수문으로는 동양 최대 규모라고 한다. 이번 비로 수문 15개를 모두 열고 초당 1만8천t을 방출했는데, 이 정도만 보내도 한강 하류 서울쪽 다리들은 수위가 부쩍 올라갈 것이다.
도로를 오가던 사람들도 물을 만났다. 평소 좀처럼 보기 어려운 특별한 구경거리에 다들 길가에 차를 대고 우산을 들고 몰려나왔다. 비 맞는 수고쯤이야 대수롭지 않다. 이런! 왼손으로 우산을 들고 이것저것 찍는 사이에 렌즈에 물이 튄 것 같다.^^
'I'm wandering > I'm a pedestri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g와 함께한 산행 (2) | 2011.08.08 |
---|---|
큰비 내린 뒤 검단산 (2) | 2011.08.01 |
어떤 간절함 (2) | 2011.07.24 |
원투쓰리 원추리 (4) | 2011.07.18 |
우중산행 071611 (6) | 2011.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