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비 내린 뒤 검단산
Posted 2011. 8. 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화요일 저녁부터 큰비가 내려 꼼짝하지 못하다가 토요일이 되어서야 산을 찾았다.
운전하기가 귀찮아 집앞 검단산을 다녀왔다. 등산로 초입은 진창이 되어 있어 발걸음이
조심스러웠다.
이번 비 때문에 쓸려 내려 온 돌을 다듬는 것인지, 길을 새로 단장하려는 것인지,
일부 구간은 우회해서 돌아가게 했다. 그리 높은 지점은 아니지만 포크레인이 올라와
땅을 고르는 것도 쉽게 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며칠 뒤 다시 가 보면 어떻게 단장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웅덩이를 이룬 곳도 있었다. 곱돌약수터로 올라가는 검단산 길은 초입부터 길게 돌이 많아
불편했는데, 이번에 보니 산에 돌이 많다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큰 돌이나 바위를
끼고 있는 나무들은 대체로 멀쩡했다.
앞사람 뒷굼치 바라보며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쉼터, 약수터, 정상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날씨에 사람이 별로 없는 한적한 코스를 택하면 중간에 돌아오고 싶은 생각이 들기 쉽다.
20분 정도 헐떡고개가 남아 있다. 평소에도 물이 많은 편인 약수물이 파이프를 통해 콸콸
세차게 흘러나온다. 보통 땐 2리터 물병 두 개를 배낭에 넣어가 물을 받아오는데, 오늘은 5리터
통이라 유길준 묘소 쪽으로 하산해서 길가에 있는 메인 약수터에서 받아왔다.
두어 주 전에 g가 진도에서 농촌봉사 활동하고 받아온 수건을 가져갔는데, 여름철 등산용으로
딱이었다. 계곡물로 세수한 다음 시원한 물에 헹궈 목에 걸고 다니며 흐르는 땀을 닦아내기 좋았다.
뚜벅뚜벅 정상에 오르니 시간 반이 걸렸다. 벌개진 얼굴과 가쁜 호흡을 감추는 데도 딱이었다.
나무기둥 위에 디카를 올려놓고 10초 타이머에 맞춘 정상 인증샷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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