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산에 오르다
Posted 2011. 8. 1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수요일 오후3시 반, 9월호 편집을 마치고 군포/산본에 있는 수리산(修理山)을 찾았다.
이로써 사무실 주위에 있는 산들은 다 한 번씩 가본 셈이 됐다.^^ 모락산은 물론 관악산,
청계산, 백운산에 이어 수리산까지 갔으니 의미 있는 산행이었다. 백운호수변의 바라산과
백운산 너머 광교산이 아직 남았지만, 이 정도면 한 바퀴 돈 셈이다.
수리산은 489m의 태을봉이 주봉이지만, 슬기봉, 수암봉, 관모봉 등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능선 따라 두어 개씩 묶어 오르내리기에 무난한 산이었다. 초행길의 나는 수리산의 중심이랄
수 있는 슬기봉(469m)을 먼저 오르고 능선 따라 태을봉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를 택했다.
등산로가 시작되는 군포도서관에서 슬기봉까지는 오르막길의 연속이었다. 산행 초반부에
오르막길이 계속되면 다소 힘이 들긴 하지만, 일단 봉우리 하나에 오르면 그 다음엔 능선을
오르내리는 즐거움이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30분 정도 걸렸으니 바로 내려가긴 심심해
2km 정도 능선을 타고 태을봉까지 가 보기로 했다.
슬기봉에서 태을봉 가는 길은 산 타는 재미가 있었다. 바위가 꽤 많았는데, 흔히 보는
둥그런 바위가 아니라 뾰족하고 갈라진 바위들이었다. 그래선지 중간중간 밧줄바위, 칼바위,
병풍바위 등 재미있는 이름을 갖고 있는 바위군들이 눈길을 끌었다. 왼쪽으로 구름에 가린
산이 슬기봉이다.
칼바위인지 병풍바위인지 얼핏 봐선 아찔해 보이는 바위 능선을 기어코 걸어 올라가
스릴을 만끽하는 산사람들이 있었다. 좁고 날카로운 길이 나 있었는데, 진행방향이 아니어서
중간까지 올라가 확인만 했다.
슬기봉에서 한 시간 정도 걸려 태을봉에 오르니 거대한 정상석이 서 있다. 누가 썼는지
몰라도 행서체의 날렵한 붓글씨가 힘차다. 이 정도면 정상 표지석 가운데 몇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겠다. 정상 바로 옆은 헬기 착륙장을 만들어 놓았다.
잠시 숨을 돌린 다음 하산길을 물으니 주차해 둔 지점까지 가려면 온 길을 돌아가야
한단다. 내친김에 관모봉까지 오르고 그쪽으로 하산해 버스나 택시 타고 돌아가는 것도
잠시 생각했지만, 축구 한일전을 보려면 무리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되돌아 내려가니
도합 세 시간 정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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