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내리 방향에서 승원봉으로
Posted 2011. 10. 1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윤석민과 김광현의 포스트 시즌 빅매치가 벌어진 토요일 오후 둘의 피칭을 맛만 보고 집을
나섰다. 그냥 죽치고 볼 수도 있었지만, 가을산의 유혹이 이겼다. 전부터 한 번 가 보려 했던
능내리 천주교 묘원 쪽으로 올라 승원봉-견우봉까지 호젓하고 즐거운 산행을 했다.
팔당대교를 건너 양평 가는 6번 큰 도로를 타지 않고, 다산유적지 가는 옛 팔당길로 접어들면
팔당역 지나면서 능내리가 나온다. 반대편 양평에서 서울로 오다 보면 봉안 터널을 비롯해 작은
터널 5개가 연이어 나오는데, 오른쪽 산허리로 묘지들을 볼 수 있다. 천주교 소화묘원인데, 예봉산
자락이다. 등산객들은 보통 예봉산-직녀봉-견우봉-승원봉으로 해서 묘원 앞에서 버스를 타는데,
거꾸로 예서 출발해 예봉산-운길산 종주를 하기도 하고, 팔당역으로 내려오기도 한다.
나는 예봉산-운길산 미니 종주를 딱 한 번 해봤는데, 어제 산행으로 덕소 쪽부터 시작해서
예봉산 오르내리는 주요 코스는 다 다닌 셈이 됐다. 안 다니던 길로 오르니 풍경도 새롭다. 바로
아래로 양평 가는 길과 두물머리가 펼쳐지는 한강 풍경이 참 좋다. 운길산 수종사 일출이 유명한
것처럼, 비슷한 높이에 같은 방향인 이 묘지들 사이에서 내려다 보는 일출도 꽤 알려져 있어
새벽 출사를 많이 나온다고 한다.
3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는 그리 어렵지 않은 산이다. 견우봉 쪽에서 바라보는 승원봉 풍경은
한강을 끼고 있어 볼 만하지만, 정작 봉우리 자체는 정상이라 할 것도 없는 야산처럼 볼품없게
생겨 자칫하면 놓칠 수도 있다. 정상 부분이 견우봉처럼 탁 트여 있지 않아 주변의 다른
봉우리들을 볼 수 없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아 바로 내려오지 않고 20분 정도 더 걸어 견우봉까지 갔다 왔다.
견우봉은 예봉산 자락에서 주변 전망이 제일 좋아 자주 찾는데, 조금씩 단풍이 들 기미를 보였다.
출발과 마무리로 묘원을 통과하니 느낌이 조금 달랐는데, 다행히 천주교 묘지들은 작은 천주상들도
서 있고, 아기자기하게 단장돼 있어 보기에 좋았다. 그래도 다음에 올 때는 묘원을 통과하지 않고
바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나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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