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립개척을 꿈꾸는 사람들
Posted 2011. 10. 13.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나들목교회에 다닌 지 채 일 년이 안 돼 아직 이 교회의 진면목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없다.
만나는 사람들도 일부이고,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지극히 제한적이다. 십 년 동안 더불어 함께하면서
산전수전공중전을 겪은 이들이 교회에 대해 느끼는 감회와 문제의식과는 애시당초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월 첫째 주일 오후에 교회분립을 위한 공청회가 열린다길래 참석했다. 이제 막 등록 과정을
밟기 시작한 초보 교인이 교회분립 모임에 참석한다는 게 조금 쌩뚱맞아 보이긴 하지만, 전에 다니던
교회도 실상은 당시로선 흔치 않던 분립개척된 교회였고, 현재 그 교회의 살 길도 또 다른 분립개척을
하는 것이라 여겨왔기에 이 교회는 어떤 식으로 분립을 생각하고 준비하는지 궁금하던 차였다.
삽십여 명이 모였고, 두 시간 남짓 발표하고 논의했다. 분립의 기초랄까 철학을 건강한 교회를
꿈꾸는 데 두고 있다는 게 일단 보기 좋았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마침 공청회가 열린
교실은 생활관 학습실이었는데, 급훈이 다름아닌 <자율>이었다. 뭔가 괜찮은 그림이 그려질 것
같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분립개척을 위한 TFT가 1년여 활동한 것을 요약해 프리젠테이션했다. 맥북 키노트로 작업한
것을 아이팟인지 아이폰인지를 리모콘 삼아 돌렸다. 심히 부러운 장면이다. 발표는 이대귀 형제가
했는데, 작년 가을 로잔대회에서 2주간을 함께 보내면서 알게 됐다.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고,
복상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며, 교회에서는 가정교회 목자와 마을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 데이타를 제공하면서 그동안의 논의과정을 충실하게 요약한 발제는 참가자들의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었고,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듯 후속 질문과 논의를 북돋아 주었다. 한 시간
정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엔 분립개척을 준비중인 사역자들과 관심 그룹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
제시와 앞자리에 앉은 6인의 TFT 위원들 간에 차분하면서도 격의없는 대화가 오갔다.
분립개척을 이렇게 즐겁게(?) 그리고 논의과정을 오픈하면서 준비할 수도 있구나, 하는 약간의
놀라움과 즐거움을 함께 느끼는 시간이었다. 나누어(分) 세워(立) 전에 없던 것을 새로 여는(開拓)
일은 일면 전략적이고 효과적이면서 즐거운 경험이기도 하지만, 나누어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크고작은 어려움과 예기치 못한 아픔을 수반할 수밖에 없는 지난(至難)한 작업이다.
공청회는 두어 번 더 이어질 것이며, 구체적인 스텝을 밟기 시작하면 개척 세미나도 열리고
각종 지원과 준비를 위한 새로운 위원회도 출범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같은 시간 강당에서는
2부예배가 열려 대표목사는 함께하지 못했다. 나중에 보고를 받겠지만, 이렇게 건강한 교회를 꿈꾸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교회 문화, 아니 스피릿은 다른 데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즐거운 모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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