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의 힘찬 글씨들
Posted 2012. 3.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길상사에는 아름다운 글씨만 아니라, 힘찬 글씨도 있었다. 예서로 쓴 일주문(一柱門) 현판은
일단 위압감을 주지 않아서 좋았다. 얌전하고 단아해 보이지만 은근히 힘이 있어 보인다. 서예가셨던
돌아가신 백형(伯兄)이 잘 쓰던 서체다. 절 이름 세 자만 쓰지 않고 산 이름 석 자를 함께 쓴 것도
좋아보인다.
현대식 불당의 이름은 설법전이다. 불법(佛法)을 가르치고 논하는 강당(Main Teaching Hall)인데,
예서로 써도 어울리겠지만 해서체로 누구나 알아보기 쉽게 썼다. 이런 곳을 쉽게 읽히지 않는 전서로
쓰면 곤란하다. 초보자와 초신자들을 배려한 듯 한데, 서예를 잘 모르지만 글씨에 힘이 느껴진다.
극락전(Paradise Hall)은 전형적인 절간 글씨체이다. 왜 사극에 나오는 포도청 글씨체 비슷해
보이지 않는가. 물론 못 쓴 글씨는 아니다. 고승이 썼을지도 모르지만, 간판쟁이 땡중이 썼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극락이나 낙원은 사제나 고승들만의 것이 아닌, 민초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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