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에서 만난 벤치
Posted 2013. 2.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바위나 벤치가 눈에 띄면 숨도 돌림 겸 1분 정도씩 쉬었다 가게 된다. 날씨 좋은 봄가을이야 내쳐
간다 해도 무더운 여름철은 중간중간 땀도 식힐 겸 쉬어갈 만 하지만, 그땐 또 헉헉거리면서도
그냥 올라가는 재미가 있어서 여간해선 쉬지 않고 천천히 가게 된다.
사인암 올라가는 길에도 쉴만한 큰 바위가 두세 곳, 벤치도 적당한 거리마다 여러 군데 있다.
대개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에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존재를 드러내 반가울 때가 많다.
벤치의 양쪽 다리 길이가 다른 걸 보니 약간 경사진 곳에 놓은 것 같은데, 벤치 위까지 눈이 쌓일
때도 벤치 아래 다리 부분은 용하게도 눈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고 맨땅 그대로다.
설치한 시기가 다른지 벤치 모양새가 조금 다르다. 다리가 기둥 모양도 아니고 가운데 있지도
않고, 철제 장식을 해 양끝에 세웠고, 행여 중심을 못 잡고 무너질까봐^^ 양끝을 철봉으로 연결해
놓았다. 이 가느다란 철봉이 무게중심을 제법 잡아주나 보다.
벤치 의자 폭이 그리 넓지 않은데도 벤치마다 가운데 아랫 부분은 하나 같이 눈이 쌓여 있지
않았다. 길고 낮은 그림자와 함께 여긴 내 땅이라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모양이다. 잠시
앉았다 일어났는데 생각보다 그리 차갑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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