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별꽃
Posted 2015. 4. 1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쇠별꽃, 실별꽃, 왕별꽃, 긴잎별꽃 등 꽃이름엔 유난히 별꽃이 들어간 게 많다.
대개는 꽃잎 생긴 게 별 같아서 그런 이름을 가진 경우가 많은데, 개중에 어떤 건
크기가 밤하늘에 보이는 별처럼 작지만 반짝반짝 예쁘게 빛나서 그런 이름을
얻은 게 있을 것 같다.
주일 새벽에 예빈산 직녀-견우봉에 올랐다가 예봉산 율리고개로 내려왔는데,
거의 다 내려왔을 때, 그러니까 허름한 약수터 근처 바위 틈에서 손톱보다도 작은
하얀색 별꽃들이 초롱초롱 귀여운 자태로 살짝 숨어 있었다. 보는 순간, 이건 원래
이름이 뭐든간에 나는 그냥 별꽃이라고 불러줘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몰려왔다.
하얀 꽃잎이 예닐곱 개씩 나 있고, 꽃을 받쳐주는 풀잎들은 바람개비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주위가 조금 어둑할 때면 밤하늘 은하수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해서 졸지에 이 풀꽃들은 원래 이름이 뭐였든지 간에 내 마음의 별꽃이 되었다.
아마 모르긴 해도 이 이름이 훨씬 낫다며 개명을 바랄지도 모르겠다.
p.s. 산길에서 본 꽃이 예뻐 사진 찍어 오면 꽃이름 검색해 알아내는 게 여간
어렵고 번거로운 일이 아닌데, 차라리 이렇게 내맘대로 이름을 불러주는 게 훨씬
낫겠다. 뭐, 이름 붙여주는 남자 아담(창세기 2:19)이 되어 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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