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도 없고 한 방도 없었다
Posted 2016. 8. 5.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
매년 2월과 7월엔 담임목사가 안식월을 가져 주일예배는 외부 강사나 부교역자들이 설교를
한다. 덕분에 일종의 별미를 맛보게 되는 셈이다. 보통 6년에 한 번씩 안식년 제도를 두면서 한 해를
통채로 비우(게 하)는데, 일장일단이 있어 보인다. 지난 달 넉 주는 NK(나들목 kids) 둘을 포함한
부교역자 넷이 풍성한 삶이란 주제로 돌아가며 메시지를 전했다.
충분한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음에도 대형교회나 메가처치를 지향하지 않고 가정교회들의
연합(마을)에 기반한 분립 개척을 추구하는 교회니까 부교역자들의 성장은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한데, 목양의 다양한 영역 가운데 메인 스테이지에서 대중 설교를 하는 기회가 주어지는 건
기회와 책임 양날의 칼을 잡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설교자를 이렇게 바라보는 건
좀 뭐하지만, 일종의 유망주를 공개하면서 발굴, 주목, 소개하는 통과의례라고도 볼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담임목사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권한과 권위가 쏠려 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모처럼 기회를 갖게 된 부교역자들은 담임목사 같은 연륜과 경험, 실력과 배짱이 적게 마련이라
이런 절호의 찬스를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간혹 탁월한 자질을 갖춰
적시타를 때릴 실력이 되면서도 폴대를 살짝 빗나가는 홈런성 파울을 하나 친 다음 헛스윙
삼진을 먹어 주는 발랄한(?) 친구들도 있지만 말이다.^^
내가 결혼하고 다녔던 교회는 대놓고 이런 관행을 무시하고 담임목사가 안식년으로 강단을
비울 때 문제적 부교역자가 기다렸다는듯이 맘껏 실력 발휘를 해 교인들을 즐겁게 하고 놀라게
만들었다. 다행히(?) 안식년을 떠난 목사도 자신과 스타일은 달랐지만 후배의 치기 어린 실력발휘를
눈감아 줄만한 배포가 있었고, 이것저것 눈치보지 않는 정공법을 택한 부교역자는 얼마 뒤
분립해 소신껏 자기 목회를 하면서 모교회만큼 성장한 좋은 케이스다.
넷이 나눠 맡은 지난 달의 메시지들은 많이 운위되는 주제에 비해 좀 심심해 보였다. 이렇다 할
이변도 없었고, 결정적인 한 방도 없었다(no eye opening, no heartbreaking). 무순으로 촌평을 하자면,
W는 콘텐츠가 부족해 보였고, X는 잘 풀어나가다 마무리가 아쉬웠고, Y와 Z는 부재 중인 담임목사를
의식하는 듯한 코멘트를 반복해 조금 식상했다. 올 단두대(썰전의 전 변호사 표현이다^^)까진
아니어도, 조금 더 분발해야 하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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