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세미티 파노라마 사진들

연말도 다가오고 해서 아이폰 사진 앨범을 정리하는데 파노라마 사진 세 장이 남아 있었다. 세 해 전 여름 요세미티 풍경에 압도돼 감탄을 연발하며 디카로 찍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파노라마로 잡아본 것들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이폰 같은 신문물엔 정통하지 못해 늘 쓰는 두어 가지 기능만 써서, 이런 일생일대의 멋진 풍경을 보면서도 파노라마로 찍을 생각을 못하다가 불현듯 생각이 났던 것 같다.

 

두 장엔 뾰죽한 비현실적인 봉우리 모양이 눈길을 끌면서, 몇 번이나 뒤돌아보게 만들었던 대성당봉(Cathedral Peak, 3,335m)이 담겼다. 링크시킨 포스팅에서 이 봉우리들을 찍은 사진과 그때 느꼈던 감상을 다시 볼 수 있는데, 정말 다시 가고 싶다.^^ 

다른 하나엔 천신만고 끝에 하프돔(2,695m)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던 순간이 담겨 있다. 오른쪽 끝에 4박5일간 동행한 CPK(Crazy Pastor Korean)님과 AT(Almost there!)님이 보인다. 내내 앞장서서 이끌던 AT가 걸터앉아 있고, CPK도 배낭 없이 당당하게 거니는 걸 보니 겁나 무서웠던 케이블을 붙잡고 막 올라갔을 때였던 것 같다. 하프돔 올라갔던 얘기는 몇 차례 떠벌린 적이 있어 따로 링크하진 않겠지만, 인생에 이런 순간도 주어지는구나 싶은 한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