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라노 라벤더 팜 도미타
Posted 2018. 6. 26.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
삿포로 여행이 결정됐을 때 나는 국립대학인 홋카이도 대학 캠퍼스, 미술관, 식물원 등을 중심으로 시내를 도보나 지하철로 둘러보다가 맛집 가고 카페에 갔다가 적당히 쇼핑도 하는 도시골목여행 - 내가 가장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이다^^ - 을 했으면 했는데, 아내와 g는 생각이 달랐다. 우리가 언제 여기 다시 오겠냐며 삿포로는 베이스 역할만 하고 서쪽의 오타루와 중북부의 비에이-후라노란 인기 여행지를 하루씩 다녀오는 원거리 일정이 잡혔다.
삿포로에서 두 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는 후라노(富良野)는 라벤더 풍경으로 유명한데, 버스 투어도 할 수 있고, 우리처럼 차를 빌려 갔다 오기도 하는 멋진 동네였다. 대표적인 데가 팜 도미타(Farm Tomita)인데, 보통 팜도미타로 붙여 써서 어떻게 끊어 읽어야 할지 몰라 팜인 줄 모르고 갔다. 우리로 치면 순천 갈대밭이나 고창 청보리밭쯤 되는 셈인데, 주위 산들을 병풍과 배경 삼아 넓은 밭에 라벤더를 비롯해 화사한 꽃들을 열 맞춰 심어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1900년대 초에 조성되기 시작해 1950년대 후반부터 라벤더를 재배하기 시작한 이 곳은 230ha에 이르는 넓은 땅에 꽃밭만 12개에 이른다는데, 7월 라벤더 개화기의 화려하고 농염한 풍경 사진은 보는 이들의 숨을 잠시 멈추게 할 정도이다. 우리는 대개 라벤더를 하나만 알고 있지만, 팜 도미타에선 다섯 종류의 라벤더가 재배되고 있다고 한다.
라벤더는 7월에 만개해 우리가 갔을 때는 아직 일러 특유의 보랏빛 꽃들을 충분히 감상하진 못했지만, 어떻게 심기고, 피어나는지 볼 수 있었다. 아무리 라벤더 풍경이 멋져도 보랏빛 일색이면 너무 단조로울까봐 이런저런 컬러의 꽃들을 구역별로 나란히 심어 놓은 게 이 농장의 관람 포인트였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늦은 오후여서 우리는 서둘러 보고 돌아섰는데, 중국인 버스 단체관광객들과 수학여행인지 소풍인지 온 교복 입고 재잘거리는 일본 남녀 학생들 무리로 북적거렸다.
당연히 식당과 카페도 있고 기념품을 파는 샵도 있었는데, 라벤더 오일, 화장품, 샴푸 등 라벤더를 이용한 다양한 상품들이 관광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방문 기념으로 라벤더 비누를 하나 샀고, 홋카이도 지역에서 많이 재배하는 멜론 - 통으로 또는 조각내서 팔기도 하는데, 싸진 않았다 - 카스테라를 샀는데, 달달한 게 기분 좋은 단 맛이었다. 라벤더 밭 건너편에 보이는 산은 도카치다케 연봉과 유바리 산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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