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상, 얼평, 인싸, 앗싸, tmi, aka, omg
Posted 2019. 1. 2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아서라, 말아라
잠실역은 이용자가 많아서인지 플랫폼에 들어서면 스크린 도어며 그 상단 그리고 벽면 등에 광고물이 꽤 많이 보이는데, 그 중 문장형 광고 카피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쿠호오오~란 의성어는 그렇다 하더라도 '마상'이란 못 보던 단어가 쓰였는데, 뭔 말인가 싶었다. 친절하게도 그 밑에 작은 글자로 사전식 뜻풀이를 하고 있었는데, 헐! 알고 보니 싱거운 내용이었다. 아마 이런 식으로 얼평(얼굴 평가), 생기(생활 기스), 정승(정신 승리) 등 신조어들이 나오는 모양이다.
사탐, 과탐 등 학과목이나 종삼, 을육 등 거리 이름을 줄여쓰는 건 전에도 있었지만, 요즘 들어 SNS 공간을 중심으로 부쩍 줄여쓰는 단어들이 많이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하루가 멀다 하고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데, 8, 9할은 정말 생소하다. 한두 개 알아들을 만하면 다시 더 많은 줄임말과 표현들이 속속 등장하는데, 정말 놀랄 놀 자다. 요즘 많이 쓰는 앗싸-인싸는 각각 outsider와 insider의 준말이고, 한 술 더 떠 핵인싸(core insider)도 심심찮게 듣게 된다.
SNS와 함께 TV 예능 프로그램도 자막을 통해 이런 현상을 부채질하는데,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는 양반이고, 얼마 전부턴 tmi(too much information), aka(as known as) 등 아예 영어 자막도 솔찮게 사용하고 있다. 신문도 이런 추세를 거스를 순 없는지, 한겨레 목요판 문화면 <esc> 커버스토리 상단엔 아예 매주 하나씩 무슨 트렌드 연구소장의 해설로 신조어 사전을 연재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전형적인 tmi이고, 과잉 서비스로 보인다.
작년 11월에 뉴질랜드에 갔을 때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런 현상을 예로 들면서 여긴 어떠냐고 했더니, omg(oh my god), asap(as soon as possible), btw(by the way), brb(I'll be right back) 등 SNS에서 준말을 많이 쓰긴 해도 그 정도는 아니란 말을 들었다. 영어 약자야 당연히 바로 알아 듣기 힘들지만, 우리말 약자도 이제 점점 더 알아 듣기 어려운 시대가되어 가는 것 같다. 이게 뭥미? o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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