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조카 걀혼식에서 보고 오랜만에 처가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미국에 사는 두 형제를 빼고 네 형제가 여주에서 모얐다. 70대 중반에서 50대 후반까지 이제 다들 나이를 먹었다. 우리가 올해 결혼 35주년이 되니, 이 새로운 가족들과도 그만큼 오래 알아온 셈이다.
점심을 먹고, 탁 트인 남한강변 카페에서 환담을 나누고, 다시 집에 와 다과를 나누며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처남네 베란다에 왕관을 거꾸로 하고 있는 화초가 눈에 띄었다. 다들 신기하다면서 이름을 알고 싶어 했는데, 가드닝에 일가견이 있는 처제가 보자마자 호야란다.
호야, 생김새와는 다르게 이름이 단순하고 예쁘다. 꽃을 피우기 쉽지 않은 화초라는데, 앞뒤로 두 송이가 피었다. 처남 내외는 물만 줄 뿐 아무것도 안 했다는데, 화초가 본디 그렇다. 여주가 공기가 좋고 정남향 햇볕을 잘 받아 이리 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