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씨네큐브 영화 Day
Posted 2024. 8. 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
매년 이맘때면 하루 영화 데이를 갖고 있다. 찌는 둣한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극장에서 영화 두 편을 몰아보고 오는 피서법인데, 어느새 리추얼이 됐다. 집앞 메가박스는 보고 싶은 영화를 별로 안 올려 광화문에 있는 씨네큐브를 가는데, 지하철 왕복 2시간+영화 두 편 4시간+중간 휴식/점심 1시간 정도로 한나절이 걸리긴 해도 훌륭한 피서와 리프레시를 선사한다.
게다가 올헤부턴 시니어 우대가를 적용 받아 두 편에 단돈 만2천원이니, 점심값이 나오는 셈이다. <프렌치 수프> <Love Lies Bleeding><Perfect Days> 가운데 상영시간이 맞는 걸 고르다 보니, 프렌치 수프는 밀렸다. 걸 크러시 영화 <러브 라이즈 블리딩>은 악역 에드 해리스의 연기가 볼만 했고, 여주인공 커플들의 연기도 흥미로웠다.
벰 빈더스 감독의 <퍼펙트 데이즈>는 도쿄에서 공공화장실 청소 노동자로 일하는 주인공의 반복되는 일상을 그렸는데, 버스를 운전하면서 시를 쓰는 <패터슨>과 비슷한 소재였다. 거의 1:1에 가까운 화면 비율에 도쿄의 다영한 형태의 공공화장실 내부를 본의 아니게 관람했다. <Shall We Dance?>에서 일본 회사원 소시민 연기를 잘 보여준 콧수염 아쿠쇼 코지의 편한 인상과 멋스러울 것 없는 연기가 몰입하게 만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집앞 자판기에서 캔커피를 사 마시고, 출퇴근 청소차에서 카세트 테이프 올드팝을 듣고, 공원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소형 필름 카메라로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찍고, 퇴근 후앤 가볍게 술 한 잔 하고 동네 목욕탕에 들리고, 중고 서점에서 산 문고판 책을 읽다 자는 주인공의 루틴은 우리네 삶과 다를 바 없는 사소하고 평범하고 반복되지만 성실한 일상이었다. 작년에 칸이 그에게 남우주연상을 줄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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