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가는 g
Posted 2012. 1. 2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Purple Cow화요일 아침에 g가 1년 예정으로 미국으로 떠났다. 어학연수를 겸해 외가쪽 사촌 둘이 다니는
플로리다 펜사콜라(Pensacola)에 있는 기독교대학(PCC)에 들어가게 되어서다. 일단 큰이모와 둘째
외삼촌이 사는 뉴저지로 갔다가 며칠 뒤 사촌과 함께 학교로 떠나는데, 편도 비행편을 알아보다가
마침 김포에서 베이징을 경유해 뉴욕으로 가는 게 저렴하게 나와서 김포공항으로 갔다.
펜사콜라는 우리가 플로리다 하면 떠올리는 CSI 같은 드라마에 나오는 멋진 도시 마이애미가
있는 반도 쪽이 아니라 미대륙 쪽에 붙어 있는, 플로리다에선 북서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이다. PCC는
작은 대학이지만 영어 홈스쿨 교재로 유명한 베카 시리즈(A Beca Academy)를 펴내는 대학인데,
여학생은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치마를 입어야 하는 등 요즘 대학이라기엔 상상이 잘 안 되는 엄청
보수적인 학교라고 들었다. 왜 미국에 보내면서 하필 이런 수도원 같은 대학을 골랐냐구? 음~
일단 사촌들이 있기도 하고, 학비가 생각했던 것보다 저렴해 보낼 만하단 생각이 들어서다.^^
g의 교회 친구들이 아침 이른 시간인데도 공항에 우루루 나와주었다. 연초에 우리를 다른 데
가게 하고 지들끼리 우리집에서 처녀파티 같은 1박2일의 찐한 환송 파티를 벌였고, 주일 저녁에도
불러내더니 급기야 가는 날 아침에 공항까지 와주는 끈끈한 우정을 보여주었다. 속으론 어떤지들
몰라도 쿨하게 웃고 떠들며 밝은 표정으로 친구의 장도(壯途)를 응원해 주었다.
헤어져야 할 시간은 어김없이 찾아왔고, 이 친구들 덕분에 우리는 서로 보내고 가는 느낌을
거의 표시하지 못하고 얼떨결에 덩달아 쿨하게 손 흔들어 주는 것으로 작별을 대신했다. 재작년
여름 유럽으로 배낭여행 간다며 근 한 달 떠난 적은 있지만, 이번엔 그보다 훨씬 긴 일 년을
부모와 친구들을 떠나 혼자 지내게 된 g도 웃는 모습으로 출국장에 들어섰다.
g가 전에도 그랬듯이 Eye Opening과 Mind Widening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즐기고
많은 유익을 경험하고 돌아오길 바랄 뿐이다. 그래도 보내는 마음은 조금 쓸쓸하다. 당분간 g가
쓰던 방은 불이 꺼져 있을 것이다. 사진은 일부러 안 찍었는데, 친구들이 아이폰으로 찍어달라고
하더니 이메일로 보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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