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번째 포스팅
Posted 2012. 9. 3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어제 자로 포스팅 횟수가 네 자리에 접어들었다. 별일 아닌 것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짧은 글이지만 어느새 천 개에 이르렀다는 게 새삼 신기하다. 어릴 때 쓰던 일기도 천 편을채우지 못했고, 고교 시절에 쓰던 일기도 대학노트로 십여 권 되지만, 역시 천 편에 조금 모자랄 것이다. 그러니 비록 천편일률적이긴 해도 나로선 대단한(?) 기록인 셈이다,^^
블로그를 시작해 보내 온 날수와 비슷한 포스팅을 하기까지는 예약 기능이 크게 작용했다. 그리 부지런하거나 규칙적인 스타일이 아닌데다가 성실하지 않아 매일 일일이 갱신해야 했다면 아마 벌써 그만두었을 가능성이 높다. 틈이 날 때마다, 꺼리가 있을 때마다 몇 개씩 몰아서 작성해 두니까 가능했던 일이다. 중간중간 어디를 다녀온다든지 하면 볼거리와 쓸거리가 많이 생긴 것도 이 동네를 너무 진지하고 지루하지 않도록 꾸미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통계를 보니 천 편 가운데 산책과 산행 기록을 다룬 I'm wandering이 63%, 여행 기록인 I'm traveling이 26%로 합해서 거의 9할이다. 책 이야기 I'm reading과 교회 이야기 I'm churching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았다. 블로그에도 최근의 라이프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된 것 같다. 지금은 하루에 3백 명 정도 들락거리는 그리 심심치 않은 동네가 됐지만, 처음 1-2년은 블로그 한다는 걸 알리지 않아 아주 가까운 식구들만 찾는 한가한 놀이터였다.
블로그는
제법 시간과 품이 들어가는 노동이다. 한때는 퇴근하면 맥북을 끼고 있다시피 해서 로즈마리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남들 다하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아직 손을 안 대고 있다. 하루 한 편씩 올리는 현재의 시스템이 지속된다면 다음에 할 세리머니인 2천 번째 포스팅은 3년 뒤인 2015년 어느 날쯤이 될 것이다. 물론 그 전인 2014년 12월엔 5주년 기념 세리머니도 할지 모르겠다.
블로그 글쓰기가 다른 글쓰기와 다른 점은, 가능한 한 사진과 함께 써 내려가다 보니 어떤 땐 사진이 글을 수식하는 게 아니라, 글이 사진을 수식할 때가 종종 생긴다는 것이다.그러다보니 좋은 사진감이 안 생기면 블로그 할 꺼리도 궁색해지는 경우도 가끔 있다. 블로그에 대한 스타일과 취향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런 딜레마를 안 느끼는 이들도 있겠지만, 내 경우는 사진이 차지하는 비중이 반은 되는 것 같다. 재밌는 경험이다.
또 하나 재밌는 점은, 불특정 미확인 독자들이 방문하는 건데, 이들 가운데는 꼭 당일치를 보러 오는 게 아니라, 포털에서 어떤 단어나 표현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알게 돼 기웃거리기 시작하다 아예 눌러앉아 놀다 가는 이들도 있다. 최근 일주일 간의 유입 키워드 1, 2위는 뜻밖에도 참치갈비와 황제짬뽕이다.^^ 물론 가장 반가운 건, 아무래도 댓글을 주고받는 이웃들과의 지상교제(written fellowship)이다. 나와 그리고 이 공간과 어떻게 연결된 분이든, 방문을 환영하고 독자가 되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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