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익어가는 풍경
Posted 2012. 10. 1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예전엔 흔한 풍경이던 것이 점점 사라지면서 보기 힘들어지는 것들이 있다. 추석연휴
샌드위치 휴일날 어디 좀 잠깐 다녀오려고 주차장으로 가는데, 주차장 한 구석 화단 위에
호박을 썰어 말리는 하늘색 둥그런 큰 채반이 놓여 있었다. 채반이나 호박이 그리 무겁진
않아 땅바닥에 놓지 않고 풀잎에 얹혀 바람과 쿠션을 즐기는 것 같았다.
아파트와 냉장고가 생기면서 채반이나 광주리 쓸 일이 없어져 이제 도시에선 좀처럼
이런 풍경을 보기 어려운데, 한낮 기온이 25도에 이르는 10월 초순의 따사로운 볕 아래서
호박이 기분좋게 막 말라가고 있었다. 다 마르면 망에 넣어 잘 보관했다가 대보름 한겨울날
온 식구가 모여 호박나물 해 먹는 즐거움을 맛볼 것이다.
경비실 앞 작은 화단 옆 하얀 담벽 위엔 빨간 사각 채반과 쌀 포대 위로 또 다른 가을이
볕을 쬐며 머금고 있던 물기를 내보내면서 맛있게 말라가고 있었다. 도토리와 토종밤이었다.
마트에서 사 온 것 같아 보이진 않고, 산에 가서 따 오거나 시골에 갔다가 받아온 것 같았다.
도토리는 반씩 잘라 놓았는데 도토리묵을 쑤워 먹고, 작고 단단한 토종밤은 쪄서 반씩
잘라서 작은 숟가락으로 파 먹거나, 구워서 군밤으로 먹을 것이다. 며칠 전 로즈마리는
옆집에서 받은 밤을 까서 밥에 넣어 밤밥을 내놓기도 했다. 콩밥, 팥밥 만큼이나 맛있었다.
그러고보니 호박이며 도토리며 토종밤 모두 웰빙 건강식이다.
물자가 흔해지고 마트가 발달해 도시인들은 저렇게 일일이 수고할 것 없이 그냥 포장된
것을 조금씩 사다 먹는 게 어느새 편하고 익숙해졌지만, 도시의 아파트에 살면서도 예전
생활방식을 잊지 못하는 이들은 호박이나 밤만 말리는 게 아니라, 추억을 꺼내 말리고 있었다.
샌드위치 휴일날 어디 좀 잠깐 다녀오려고 주차장으로 가는데, 주차장 한 구석 화단 위에
호박을 썰어 말리는 하늘색 둥그런 큰 채반이 놓여 있었다. 채반이나 호박이 그리 무겁진
않아 땅바닥에 놓지 않고 풀잎에 얹혀 바람과 쿠션을 즐기는 것 같았다.
아파트와 냉장고가 생기면서 채반이나 광주리 쓸 일이 없어져 이제 도시에선 좀처럼
이런 풍경을 보기 어려운데, 한낮 기온이 25도에 이르는 10월 초순의 따사로운 볕 아래서
호박이 기분좋게 막 말라가고 있었다. 다 마르면 망에 넣어 잘 보관했다가 대보름 한겨울날
온 식구가 모여 호박나물 해 먹는 즐거움을 맛볼 것이다.
경비실 앞 작은 화단 옆 하얀 담벽 위엔 빨간 사각 채반과 쌀 포대 위로 또 다른 가을이
볕을 쬐며 머금고 있던 물기를 내보내면서 맛있게 말라가고 있었다. 도토리와 토종밤이었다.
마트에서 사 온 것 같아 보이진 않고, 산에 가서 따 오거나 시골에 갔다가 받아온 것 같았다.
도토리는 반씩 잘라 놓았는데 도토리묵을 쑤워 먹고, 작고 단단한 토종밤은 쪄서 반씩
잘라서 작은 숟가락으로 파 먹거나, 구워서 군밤으로 먹을 것이다. 며칠 전 로즈마리는
옆집에서 받은 밤을 까서 밥에 넣어 밤밥을 내놓기도 했다. 콩밥, 팥밥 만큼이나 맛있었다.
그러고보니 호박이며 도토리며 토종밤 모두 웰빙 건강식이다.
물자가 흔해지고 마트가 발달해 도시인들은 저렇게 일일이 수고할 것 없이 그냥 포장된
것을 조금씩 사다 먹는 게 어느새 편하고 익숙해졌지만, 도시의 아파트에 살면서도 예전
생활방식을 잊지 못하는 이들은 호박이나 밤만 말리는 게 아니라, 추억을 꺼내 말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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