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

네이버가 지식 검색창으로 외곽선이 두꺼운 초록색을 쓰기 시작하면서 뭐는 뭐다를
찾거나 말하려 할 때 이제 초록색 네모 박스는 대세가 됐다. 위의 슬라이드는 QT세미나를
할 때 머리가 약간 있어보이는^^ 청중들 앞에서 도입부로 종종 쓰기 위해 만든 건데, 의외로
정답을 맞추는 젊은 친구들이 별로 없다. 미국에 사는 분들은 쉽게 답할 수 있을 게다.

Anyway, 점심 산책을 마치고 계원대 교정에 들어서면 가을을 맞아 걸어놓은 이런저런
내용의 현수막들이 여럿 눈에 띄는데, 그 중 하나가 10대 성소수자의 자살 예방 활동을 벌이는
트레버 프로젝트(Trevor Project)의 공익 캠페인이다. 초록색 대신 분홍색 점선으로 블랭크를
만들어 오가는 이들에게 스스로 답하게 만들고 있었다.

트레버는 영화로도 나온 적이 있는데, LGBT(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and questioning youth)를 돕는 기관이라고 한다. 난 현수막만 봤지만, 아마도 브로셔도
나눠주고, 영상도 보여주면서 서명도 받는 등 공익활동을 펼쳤을 것 같다.

캠페인은 어떤 그럴싸한 구호를 내걸지 않고, 현수막을 바라보는 학생들이 오가는 길에
한 번쯤 생각해보고, 스스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기성세대의
틀에 박힌 권유형, 청유형, 또는 무식한 명령형 멘트 등을 통해 정답을 들려주려는 시도보다는
이렇게 여백을 남기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게 확실히 효과가 있어보이는
괜찮은 시도로 읽혔다.
 
며칠 걸려 있던 현수막 공란에 어떤 친구가 장난끼로 또는 용기를 내서 자신의 답을
적었는데, 이 친구에겐 행복이 학생의 권리를 찾는 것인가 보다. 주최측의 출제의도와는
조금 각도가 달라보이지만,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 답인 것 같다.

현수막은 아니지만 캠퍼스 곳곳에 학생들이 붙여 놓은 작은 캠페인 스티커엔 또 다른
소박하면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적혀 있었다. 이걸 보는 여러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지 않았을까. 당신이라면 어떤 답을 떠올리겠는가? 당신에게 행복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