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맥도날드!
Posted 2013. 4. 5.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독서에 관한 강의를 하거나 책 소개를 부탁 받을 때면 내가 주로 읽어왔던 저자들 가운데 다섯 사람을 한데 묶어 Big 5라 칭하곤 했다. 누구나 자신의 빅 5를 꼽아볼 수 있을 텐데, 내가 꼽는 이는 존 스토트, 유진 피터슨, 필립 얀시, 고든 맥도날드 그리고 폴 스티븐스이다, 가끔 마지막 사람을 마르바 던으로 바꿀 때도 있지만, 1위에서 4위까진 거의 변동이 없다.
그 가운데 고든 맥도날드(Gordon MacDonald)는 가장 읽기 쉬운 저자인 동시에 가장 실제적인 유익을 주는 저자이다(저자의 면면을 볼 때 다 어렵게 읽히는 이들은 아니다). 햄버거 이름과 비슷한 성 때문에 친근감을 느껴서이기도 하지만^^, 전형적인 미국 목회자 특유의 메시지와 글을 풀어 가는 방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일정한 수준이 되는 영미권 목회자들의 메시지는 함량이나 질과는 별도로 대체로 글로 옮겨놔도 크게 손색이 없다. 한국 목회자들이 말로 하는 설교는 강하지만, 글로 쓰는 설교는 대체로 형편없이 약한 것과 좋은 비교가 된다. 대개 말로만 아니라 글로도 설교를 하려고 하는데, 들어줄 수는 있지만 그걸 다시 읽어주고 싶지는 않다는 걸 간과하는 것 같다^^. 말과 글의 차이를 인식하고, 글 쓰는 훈련을 받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라고 볼 수 있겠다.
맥도날드는 이런 점에서 굉장히 글을 잘 쓰는 목회자 작가이다. 주제를 선정하는 안목부터 적절한 예화를 골라 흥미를 유발시키고, 전체적으로 잘 짜인 구조를 갖고 있으면서 이렇다 할 군더더기가 별로 없고, 적어도 몇 줄은 반드시 밑줄쳐둘 만한 설득력 있는 문장을 구사하기 때문에 목회자로서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좋은 모델이 된다.
<하나님이 축복하시는 삶 The Life God Blesses, 1994>이 최근 표지갈이와 본문 조판을 새로 해서 나왔고, 중년들의 교회생활을 다룬 <누가 내 교회를 훔쳤는가? Who Stole My Church?, 2008>에 이어 최신작 <리더는 무엇으로 사는가 Building Below the Waterline, 2011>가 나왔다. 그가 편집위원으로 있는 <리더십 저널 Leadership Journal >에 기고한 칼럼들을 묶은 책인데, 크리스채너티 한국판에 연재되고 있는 그의 리더십 칼럼에서 이미 읽은 글들도 있었다.
영서 제목 그대로 수면 아래 인간의 내면 세계의 형성을 다루는 그의 솜씨는 여전하다 못해 거의 완숙 단계에 이른 것 같다. 리더의 내적인 삶에 관한 11편과 외적인 삶에 관한 13편 도합 24편의 빼어난 칼럼이 실려 있다. 김영봉 목사(와싱톤한인교회)의 추천사 한 대목이 이 책의 가치를 잘 드러내는데, 명불허전, 과연, 맥도날드!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주 끄덕였고, 간혹 찔렸고, 가끔 부끄러움을 느꼈으며, 간간이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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