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t Read 3+1
Posted 2011. 4. 8.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QTzine 5월호에 실릴 글이다.
2월 1일 올 여름 미국 코스타의 세미나 강사 초대장을 받고, 이번엔 내가 좋아하는 세 저자의 책을 집중적으로 다뤄볼 생각에 <Must Read 3 Giants>란 제목으로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반드시 읽어야 할 세 거인>을 꼽으라면 누구를 꼽겠는가? 사람마다 기호와 스타일이 다르고 영향 받은 저자도 다양하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저자는 존 스토트(John Stott), 유진 피터슨(Eugene Peterson), 그리고 필립 얀시(Philip Yancey)이다.
이 코너의 눈 밝은 독자들은 이들의 책이 한두 번씩은 소개된 것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들 외에도 발군의 필치를 보이는 뛰어난 저자들이 많고, 새롭게 떠오르는 유망한 저자들도 넘쳐나지만, 현재 시점에서 내가 고르고 소개할 수 있는 Must Read, Must Think 최강 라인업이다.
여기에 한 사람을 더 고른다면 고든 맥도날드(Gordon MacDonald)이다. 지금은 맥도날드의 책이 아주 많이 읽히지는 않지만,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Ordering Your Private World, IVP)을 읽어본 이들이라면 그의 진면목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영적인 열정을 회복하라』,『무너진 세계를 재건하라』,『고든 맥도날드의 가정 엿보기』(이상 비전북),『영적 성장의 길』,『누가 내 교회를 훔쳤는가』(이상 두란노), 『베푸는 삶의 비밀』, 『남자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가』,『인생의 궤도를 수정할 때』,『마음과 마음이 이어질 때』(이상 IVP) 등 10여 권이 넘게 번역된 책 가운데 일부라도 읽어본 이들은 숨어있거나 묻혀 있기엔 정말 아까운 저자임을 쉽게 공감할 것이다.
책도 책이지만 월간지 <크리스채너티 투데이 한국판>에 매달 실리는 그의 주옥같은 리더십 칼럼은 정말 좋다. 일 년 전쯤 실린 “크고 힘 있는 교회가 소리 없이 무너지는 이유”(2010년 1월호) 같은 글은 압권으로, 슬슬 이런 문제에 봉착하고 있는 한국 교회 상황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중대형교회 담임목사들과 교회에서 행세깨나 하는 자천타천 파워 중직자들이 꼭 한 번 읽으면서 그리 되지 않도록 경계를 삼아야 할 글이었다.
이번 4월호엔 “우정에 금이 갈 때 - 예상치 못한 갈등을 푸는 법”이 실렸는데, 명불허전(名不虛傳)이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우리는 이상하게 잡지를 즐겨 보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이 잡지는 매달 맥도날드의 칼럼 한 편 읽는 재미와 유익만으로도 4천원의 가치가 있다면 너무 지나친 주장일까.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말이고, 다른 좋은 자료와 기사들(resources & articles)로 무료하고 허기진 우리의 일상과 영혼을 채워 준다. 잡지는 이런 맛에 구독하는 것이다.
맥도날드의 칼럼과 책을 읽다 보면 자주 지혜와 은혜를 만날 수 있다. 목회자로서 전문 작가 뺨치는 글솜씨와 행간에 숨겨 놓은 지혜로운 생각들은 매우 실제적이고 실용적이어서, 읽고 나면 어딘지 모르게 지혜가 조금 생긴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나만 이런 느낌을 받는지 몰라도, 냉철한 비판보다는 전반적으로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는 것도 종종 그의 책을 꺼내 읽게 만드는 것 같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사람 바로 세우기’(people building)에 관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 제목들에도 무너지고 잃어버리고 놓치고 있던 것들을 일으켜 세우는 의미에서 restoring, rebuilding, renewing 같이 re-가 들어가는 단어를 많이 쓴다. 명성을 얻고 성공한 목회자이면서도 추락을 경험했던 자신의 전철을 밟게 하지 않으려는 열정이 느껴진다.
맥도날드를 아직 한 번도 안 읽은 이라면 90년대의 베스트셀러였던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이다. 독자들을 함몰 구덩이로부터 건져내는 힘이 느껴지는 책이다. 『영적인 열정을 회복하라』와 『무너진 세계를 재건하라』는 제목 그대로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 문제에 도움을 얻고 싶다면 『고든 맥도날드의 가정 엿보기』를 구해 읽으면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12년간 살았던 집에서 이사하기 앞서 그 집의 구석구석에 얽힌, 저자 자신의 가정사를 통해 “좋은 가정 안에서는 모든 사람이 발전하는 법이고, 가정이야말로 사람이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라는 평범해 보이지만 실전에선 정말 어려운 일이 순간순간 어떻게 실현돼 왔는지를 회고하는 책이다. 건강한 그리스도인의 가정을 만들고 싶은 청년들도 이런 책을 읽으면서 예방주사를 맞아 두면 부모 세대의 시행착오를 조금은 줄일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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