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분리대
Posted 2013. 4. 2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퇴근길에 판교를 지나 신축중인 우리들교회 앞 사거리에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다른 때보다 신호가 길어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 빠르게 달릴 때는 안 보이던
것들이 우연한 순간에 불현듯 눈에 다가오는 것들이 있는데, 도로의 중앙분리대도 그랬다.
수년째 이 길을 다니지만, 평소엔 이런 게 이 자리에 있었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도통
관심 없던 것들인데, 무료하게 창밖을 바라보다가 눈이 갔다.
있는데, 다른 때보다 신호가 길어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 빠르게 달릴 때는 안 보이던
것들이 우연한 순간에 불현듯 눈에 다가오는 것들이 있는데, 도로의 중앙분리대도 그랬다.
수년째 이 길을 다니지만, 평소엔 이런 게 이 자리에 있었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도통
관심 없던 것들인데, 무료하게 창밖을 바라보다가 눈이 갔다.
외곽순환도로 같이 100km 이상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는 양쪽을 아예 차단시키려는 듯
콘크리트로 두껍게 담벼락처럼 막아 세워놓지만, 아무런 장치 없이 황색선이나 백색선만
그어져 있는 곳도 많다. 여긴 가운데만 철판으로 막고 하단은 슝슝 오픈되고 상단은 약간 멋을
낸 철망 형식으로 건너편이 보이게 해 놓았다. 도로와 차량이 만들어 내는 먼지가 쌓이면서
접근했다간 괜히 먼지만 먹을 것 같은데, 이쯤 되면 분리대 기능을 제대로 하는 거다.
퇴근 시간대라 다른 때보다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이 신호를 한 번 더 받는 바람에
떠밀리듯 조금 더 갔더니, 황색선 두 줄 사이에 경고봉만 적당한 간격으로 늘어서 있다.
분리대 없이 선만 그어놓으니 해방감은 큰데, 그만큼 위험도도 느껴진다. 바람에 날리거나
움직이지 못하도록 못을 박아 놓았지만, 저게 큰 힘을 받지는 못할 것이다. 그저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로 서 있는 것일 게다.
그런데 간혹 좀 더 가서 실선이 점선으로 바뀌는 지점에서 유턴하지 않고 이쯤에서
휙~ 돌아버리는 성미 급한 운전자들도 있는데, 성급한 마음에 자신만 믿고 신호를 무시하고
선을 함부로 넘어가는 만용이나 잔머리는 집에 두고 다녀야 한다. 콘크리트건 철판이건
철망이건 황색선이건 간에 괜히 있는 게 아니잖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