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 in 뮤지컬
Posted 2013. 5. 2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두어 달 전에 g가 괜찮은 공연이 있다면서 엄마빠를 부추겨 예매해 둔 뮤지컬 갈라 콘서트에 다녀왔다. 솔직이 고백하자면, 공연 전전날까지도 무슨 공연인지, 레파토리가 뭔지 모르고 있었는데, 전혀 모르고 가면 무식하단 말 들을까봐 부랴부랴 검색해 보니, 어라! 뜻밖에 멋진 레파토리였네.
프랑스 뮤지컬 가수 여섯 명이 빅토르 위고 원작의 <레미제라블>과 <노틀담 드 파리>를 중심으로 뮤지컬을 통해 익숙해진 노래를 들려 주었는데, 무대에서 멀고 높은 대극장 맨위층에서 보고 듣기에도 무난한 공연이었다. 다른 가수들은 잘 모르지만, 대표 가수 격인 브루노 펠티에(Bruno Pelletier)는 이름값을 충분히 한 것 같다.
프랑스 뮤지컬은 <십계>만 DVD로 사 봤는데, 아쉽게도 이번 공연 레파토리엔 들어 있지 않았다. <레미제라블>은 영어로 하는 공연을 2000년에 브로드웨이에서 보고, 10주년 기념공연 DVD로 종종 봤는데, 올해 대히트를 친 영화가 나오면서 완전 리바이벌 됐다.
불어 한 마디 못하는 내게 프랑스 뮤지컬은 생소한 장르였지만, 뮤지컬 러버 g가 추천한 이번 공연은 그런대로 볼만 했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관객을 압도하고 매료시키는 매력적인 중량급 여가수들이 안 왔다는 게 서운했지만^^, 귀에 착착 감기는 리듬과 코 맹맹 소리 불어 가사 듣는 재미가 그런대로 시간 아깝단 생각은 들지 않게 했다.
가수들의 복장이나 무대 관련해 아쉬운 점 하나는, <레미제라블>이나 <노틀담 드 파리> 같이 유명한 작품에 나온 곡을 부를 때는 양복이나 드레스 차림보다는, 뮤지컬 극중 복장을 했으면 훨씬 리얼리티가 있었을 텐데, 그냥 열린음악회 보는 느낌이었다. 아래 사진은 앵콜송 피날레에서 너나 없이 터뜨린 스마트폰 세례에 힘입어 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