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국수의 계절이 왔다
Posted 2013. 6. 1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국수철이 돌아왔다. 사시사철, 아침 빼고 점심, 저녁, 밤참으로 언제 먹어도 좋지만, 여름철 점심으로 먹는 국수 한 그릇의 맛과 행복은 도저히 놓칠 수 없다. 잔치(멸치)국수, 비빔국수, 칼국수, 막국수, 콩국수, 동치미 국수, 냉모밀은 물론이고 냉면과 밀면, 수제비, 라면 등 사촌들도 다 좋아하지만, 한여름엔 역시 열무국수 한 그릇 시원하게 드셔주셔야 한다.
사무실에서 점심을 대고 먹는 식당 예당도 열무국수를 잘한다. 그날 백반 메뉴가 시원치 않아 보이거나, 국수가 땡기면 사시사철 밥만 찾는 밥파들과는 달리 주저하지 않고 국수 한그릇을 대체 주문한다. 오뉴월엔 열무국수를, 칠팔월엔 콩국수를 즐겨 먹는데, 둘 다 보통 이상의 맛을 낸다.
이 집의 열무국수는 일단 양이 푸짐하다. 다른집의 곱배기 정도를 주는데, 아무리 맛이 있어도 양이 부족하면 파이란 걸 아는 집 같다.^^ 옛날엔 후하던 국수 인심도 밀가루 가격이 뛰면서 쩨쩨해진 집이 허다한데(특히 이름 좀 나고 비싼 집일수록 그런 데가 많아졌다), 다행히 이 집은 그런 유난을 떨지 않아서 좋다.
국물맛은 살짝 달콤하면서 톡 쏘는 맛이 나는데, 짜거나 달지 않으면서 충분히 시원한 맛을 낸다. 국수 위에 얹는 고명은 오이와 열무가 다인데, 뜸 들이지 않고 순식간에 후루룩 흡입하는 게 이 국수를 맛있게 먹는 나만의 법이다. 국수 삶고 차갑게 헹구느라 그날의 메뉴에 비해 늦게 나오지만, 몇 젓가락 들이키다 보면 거의 언제나 그릇을 먼저 비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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