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나 전설까진 아니어도
Posted 2013. 6.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하나는 토요일 이른 저녁에 하는 <불후의 명곡>이다. 처음부터 본 건 아니고, 두세 달 됐다.
나가수 신드롬이 일어날 땐 내남이 그랬듯이 주구장창 그것만 봤기 때문에 그 아류 느낌이
강했던 이 프로를 별로 탐탁지 않게 여기고 아주 가끔 곁눈질하는데 그쳤다.
그러다가 토요일 이 시간대에 딱히 즐겨 보는 프로 없이 여기저기 채널을 돌리다가
은근슬쩍 고정이 된 것 같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사막의 낙타 이야기처럼 한 발씩 들여
놓다가 아예 텐트 안을 차지하게 된 셈이다.
나가수가 처음의 좋았던 분위기를 놓치고 어느 시점부터 부르는 이나 듣는 이 모두에게
지나칠 정도로 경쟁과 긴장을 유발시킨 게 패착이었던 데 비해서, 불명은 일단 무거운 분위기는
사양하고, 그저 쿨하게 노래 부르면서도 적당한 퀄리티를 유지하는 영악한 전략을 구사한다.
출연진이 나가수에 비해 영(young)하고 트렌디(trendy)한 친구들이었다는 것도.
프로 이름처럼 이 무대에 소개되는 가수나 곡들이 무슨 불후의 명곡이라거나 대단한
전설까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 비슷한 아우라는 가능하다고 쳐줄 수 있겠다. 무엇보다도
한물 간 듯한, 대중에게서 잊혀져 가는 가수들과 노래를 새로 편곡해서 지금 듣고 보기에도
괜찮은 노래로 복원해 내는 건 후한 점수를 줄 수 있겠다.
실력파지만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가수를 알게 되는 것도 이 프로를 보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인데, 대체로 가창력이 좋은 가수들 속에서 문명진이란 그루브가 끝내주게
살아 있는 R&B 딴따라를 듣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그가 해바라기, 들국화, 이문세, 이승철,
조덕배의 노래를 리메이크해 부른 것들은 하나같이 괜찮다. 가히 Joy of Discovery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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