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루엣
Posted 2013. 8. 2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볼만 한데, 처음 갔을 땐 높은 빌딩 구경하는 재미만 있다가 공원도 걷게 되고, 카페도 가게
되면서 새로운 풍경들을 접할 수 있었다.
새로 조성한 도시답게 잘 꾸민 공원이 많은데, 미추홀 공원, 해돋이 공원, 센트럴 파크,
새아침 공원, 달빛 공원, 신송 공원, 솔찬 공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두 해 전엔 수상 택시가
다니는 센트럴 파크를 돌아봤고, 이번엔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해돋이 공원을 해가
늬엿늬엿 지기 시작하는 저녁 나절에 둘러봤다.
빌딩들이 워낙 높이가 있어 호수 표면에 비취는 모습이 볼만 했다. 캄캄한 밤을 제외하고 아무
시간대나 이 호수에 비췬 빌딩들을 볼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가장 좋은 시간대는 빌딩들에 불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하는 어스름 저녁 무렵부터 공원의 불이 꺼지기 전까지, 그러니까
너무 늦지 않은 밤시간까지일 것이다.
빌딩들은 왜 호수 표면에 자신을 비취는 걸까? 주변에 아무 것도 없어 큰 키로 한여름의
작열하는 태양을 온통 맞다가 도저히 견디지 못해 체면 불구하고 머리부터 더위를 피해 호수를
찾는 건 아닐까. 시간이 흐르면서 너무 오래 몸을 담군 탓에 열기는 커녕 온기마저 잃고 슬슬
한기를 느낀 빌딩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하나 둘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10여분 사이에 호수 표면에 비취는 빌딩들의 느낌이 달라졌다. 삐쩍 큰 키만 자랑하면서
외로워 보이던 것들이 온기를 지닌 풍성한 느낌을 전해주기 시작햇다.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더 호숫가에 머물렀다면 주위는 어둑하다 못해 캄캄해지고 빌딩들엔 불이 환히 켜지면서
좀 더 멋진 실루엣을 볼 수 있었겠지만, 그 좋은 구경은 다음으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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