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해 먹는 막국수
Posted 2013. 7. 2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어제 점심으로 뭘 먹을까 하다가 두어 주 전에 사 둔 메밀국수가 생각나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막국수를 만들어 먹기로 했다. 상추, 부추, 오이, 오이고추와 김치를 썰고, 비장의 무기 리챔을 살짝 볶으니 고명으로 손색없었다. 원래는 일반 햄이 좋은데, 마침 있는 게 리챔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고기 대용으로 한몫 했다.
잔치국수처럼 국물이 있는 국수라면 계란 지단을 만들겠지만, 막국수니까 막 생각나는 대로 막 만들면 되는 거다.^^ 조금 가지런히 놔야 하는데, 기다리는 입이 셋이나 되니까 마음이 급해져 거의 던지는 수준이 됐다. 맛만 좋으면 되지 뭐.
4인분을 위해 눈대중으로 반 봉지쯤 삶으니 적당한 양이 나왔다. 3분을 삶으라고 겉봉에 써 있었지만, 혹시나 해서 4분을 삶으니 적당했다. 찬물에 헹구고 얼음물에 다시 한 번 헹궈주니 면발이 탱탱해졌다. 뭐 급하면 생략해도 되지만, 냉면집이나 국수집에선 이렇게 얼음물에 헹궈주는 게 맛 포인트 중 하나다.
국수를 큰 볼에 옮겨 담고 초고추장, 고추가루, 식초, 설탕, 참기름을 느낌대로 적당량 넣어 마구 비벼준 다음 대접에 담아 내놓으면 주방장 역할은 끝이다. 이렇게 국수를 먼저 비벼야 한다고 로즈마리가 거들었는데, 초고추장은 심심할 정도로 적당량을 넣어 비비고, 나중에 각자 입맛대로 더 넣게 하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이제 각자 알아서 고명을 넣고 섞어서 먹기 시작하면 된다. 김 가루를 넣어도 되고, 견과류를 갈아서 넣거나 토마토나 키위를 채 썰어 얹어도 좋을 것이다. 다음엔 마트에서 참치 횟감을 사다 놓고 햄 대신 썰어 넣으면 회막국수가 될지 모르겠다. 식성대로 웬만한 건 다 넣어도 되는데, 중요한 포인트는 쫄지 말고 과감하게!
어떤 맛이 날까 살짝 의심의 눈길을 보내던 식구들 입에서 괜찮은데, 맛있는데, 좋은데 같은 반응이 거의 동시에 터져 나왔다. 리얼리?! 포커 페이스로 표정관리를 하고 한 젓가락 입에 넣으니, 대박! 따봉! 이쯤 되면 당분간 밖에서 사 먹는 국수맛 못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다음엔 쯔유를 만들어 메밀 소바에 도전해 볼 셈이다. 끝.
'I'm wandering > 百味百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다리 냉면 (4) | 2013.08.19 |
---|---|
복날은 삼계탕 (2) | 2013.08.12 |
냉국수와 미니 만두 (2) | 2013.07.03 |
잡채밥 (2) | 2013.06.24 |
꿀맛 간식 (2) | 2013.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