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다리 냉면
Posted 2013. 8.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인천 송도에 뉴욕대학(SUNY) 분교가 생기고, 그 안에 생긴 한국문화원을 2080 공동대표인 전경호 목사가 맡게 되면서 종종 송도 나들이를 하게 된다. 지난달 15-16 양일간 운영위원회가 열려 점심저녁, 아침점심 네 끼를 그 동네에서 먹게 돼 첫날 점심 먹으러 간 곳은 인공 운하를 조성해 그 옆에 네 동을 나란히 세운 커넬 시티란 서구형 현대식 몰에 위치한 속초 코다리 냉면이었다. 장사가 잘돼 이웃에 분점까지 냈다고 한다.
5분 정도 기다리다가 들어가니 코다리 육수부터 주전자로 내온다. 생선 대가리를 우려내 비린 맛이 날 것 같지만, 고기육수와는 다른 은근한 맛이 있었다. 고기육수라면 대어섯 컵은 들이켰겠지만, 네 컵만 마셔주었다.^^
여기서 잠깐, 코다리가 뭔지 모르는 분들은 아래 사진을 먼저 보시라. 보통은 찜을 해서 먹는 코다리는 반건조시킨 명태를 일컫는 말이다. 요즘은 명태도 잘 모를 수 있는데, 명태, 생태, 동태, 황태, 북어, 코다리 모두 같은 생선을 달리 부르는 말이며, 노가리도 명태 새끼를 일컫는 말이다. 알은 명란젓에, 창자는 창난젓에 두루 쓰이는, 버릴 게 없는 생선인데, 요즘은 어획량이 줄어 거의 러시아 등 원양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6천5백원 받는 코다리 냉면이 나왔다, 다른 비빔냉면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았는데, 고명으로 고기 대신 코다리살을 찢어 무쳐 얹어내는 게 특별했다. 맛은 담백하고 무난했다. 냉면치고 크게 특별하지도, 딱히 쳐지는 맛도 아니었다. 고향이 이북인 분들이나 강원도 동해안인 분들에겐 추억의 음식일 수 있겠는데, 아무래도 다른 데선 쉽게 먹기 어려운 걸 먹어봤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겠다.
이 집이 여기서 처음 장사를 시작했을 때는, 냉면을 거의 다 먹고나서도 바닥에 코다리가 듬뿍 남아 있어 다들 그거 집어먹는 재미가 쏠쏠했다는데, 장사가 잘 되면서 양을 줄인 건지, 아니면 코다리값이 비싸져서 줄인 건지, 크게 부족하지도 않았지만, 남아서 집어 먹을 정도로 많이 주지도 않았다. 비빔 냉면집이 대개 그렇듯이 냉면 자체는 많이 나오지 않고, 사리를 따로 3천원인가 받는데, 우리 사람 이런 집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함경남도 단천에서 시작해 3대째 하고 있다는 표어를 걸어 놓았길래, 다 먹고 계산하면서 단천이 함경남도의 어디 있는 동네냐고 가볍게 물었더니, 뜻밖에도 모른다는 답이 돌아왔다. 음~ 그럴려면 단천이란 이름 갖다 쓰지를 말거나, 내세우려면 주인이나 직원들에게 제대로 교육시키든지 해야 할 것 같다. 다섯 개 나오는 왕만두는 5천5백원. 같은 집인지 모르겠지만, 성남에서 판교 가는 길 서울공항 맞은편에도 코다리 냉면을 하는 집이 있다.
'I'm wandering > 百味百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림순대타운 백순대 (6) | 2013.08.21 |
---|---|
가격대비 최강일식 점심정식 (2) | 2013.08.20 |
복날은 삼계탕 (2) | 2013.08.12 |
집에서 해 먹는 막국수 (2) | 2013.07.21 |
냉국수와 미니 만두 (2) | 2013.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