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순대타운 백순대
Posted 2013. 8. 2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마포 갈비, 신당동 떡볶이처럼 동네 이름으로 대표되는 맛집 가운데 하나가 신림동 순대다. 신림역 3번출구 골목에 있는 신림순대타운은 건물 전체가 순대만 파는데, 3층 구석에 있는 g의 단골집 순창집으로 백순대를 먹으러 갔다.
백순대는 무슨 하얀 순대가 나온다는 말이 아니라, 순대 볶음에 고추장 같은 색깔 있는 양념을 안 쓰고 그냥 볶아 재료들이 훤히 보이는 데서 유래된 이 순대타운의 대표메뉴다. 수십여 점포가 다닥다닥 붙어 있지만, 거의 모든 집이 백순대와 곱창볶음만 판다. 우리처럼 백순대에 곱창을 넣어 달랄 수도 있고, 그냥 순대만 달라고 해도 된다.
순대와 곱창, 양배추와 당면에 파를 한꺼번에 넓다란 철판에 붓고 조금 익힌 다음 볶는 과정이 재밌는데, 뒤집개만 쓰지 않고 재료를 담아온 양재기를 세로로 세워 양손을 사용하는 현란한 볶기 신공이 볼만 하다. 재료들이 대개 금세 익고 볶이는 것이긴 해도 이렇게 하니까 더 잘 볶아지는 것 같았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들어가는데, 우리가 순대국 먹을 때 들깨가루를 듬뿍 집어넣는 것처럼 들깨가루를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위에 듬뿍 뿌린 다음에 다시 한 번 가볍게 볶아주면 전설의 맛 신림동 백순대가 완성되는 것이다. 철판 가운데 자리는 비워놓는데, 다 이유가 있다.
양념장이 담긴 조그만 질그릇 종지가 놓일 자리다. 가스 불을 약하게 해 보온 기능이 유지되면서 먹는 동안 양념장도 온기를 유지시킨다. 그 다음부터는 각자 자기 스타일대로 마구 먹어주면 되는데, 깻잎 한 장에 순대볶음 한 젓가락 올린 다음 양념장에 찍은 순대를 두어 점 올려 한 입에 넣어 어그적 어그적 씹어주시면 된다.
새로운 맛이었다. 음료수와 식혜가 서비스로 나오는 것도 좋았다. 그런데 다시 일부러 찾아가서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모르겠다. 일단 순대가 조금 부실한 게 크게 땡기지 않는다. 아바이 순대까진 아니어도 순대 자체의 맛이 좀 더 있으면 좋겠는데, 재료를 덜 썼는지, 그저 그랬다.
전체적으로 느끼한 맛이 강해 4인 가족이 4인분(2만8천원) 시켰는데, 제법 남겼다. 안주로 먹는 술꾼들에겐 괜찮을 것 같긴 하다.^^ 강동 어디쯤이었다면 가까운 맛에라도 가끔 들리겠지만, 우리집에서 가긴 좀 번거롭다. 건물에 주차공간이 없어 시간당 3천원 받는 근처 공영주차장이나 사설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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