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예찬 한상가득 9천9백원
Posted 2013. 8. 2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오랜만에 분당에 있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게장백반에 20여 가지 찬이 나오는 한정식이 9천9백원이란 현수막이 야탑역 4거리 대로변에 걸린 것을 보게 됐다(운전하느라 현수막은 못 찍고, 식당 앞에 설치한 원형 배너를 찍어봤다). 가게 이름도 멋진 수라예찬(水剌禮讚). 수라는 king's meal이니 오늘 한 번 그런 상을 받아보기로 하고 고고씽.^^ 이매촌 성남아트센터 바로 옆 골목에 있었다.
이런 상 차림은 맛을 떠나 일단 양과 비주얼에서 한 몫 하고 들어가는데, 이런 상을 처음 받아 보는 사람들은 대개 경탄을 금치 못한다. 다행히 전에 다른 집에서 이런 상을 받아본 적이 있어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반찬 열 몇 가지는 사람 수만큼 진짜 코딱지만큼 주는데, 가짓수가 많으니까 손 못 대고 그냥 남기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메인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은 간장게장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징어볶음, 조기매운탕, 떡갈비, 양념게장, 청국장 그리고 동태찜이다. 밥 한 공기가 뚝딱일 구성인데, 사실 구색을 맞춰내느라 그렇지 한두 가지를 빼도 좋을 상이었다.
이 정도 구성에 이 값을 받으면서 메뉴 하나 하나, 아니 그 중 몇 개라도 끝내주는 맛을 기대한다면 조금 과한 것이다. 그저 만원 내고 눈이 즐겁고, 양도 모자라지 않고, 맛도 과히 처지지 않으면서 대접 받는 기분이 들면 충분한 것이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디저트로 홀 중앙에 원두커피와 다방(믹스)커피, 수정과와 매실차를 두고 취향대로 마음껏 갖다 마시게 하는 것도 좋았다. 식당 2층과 바깥 공간으로 들고가서 차 한 잔 하고 갈 수도 있는 무난한 집이었다. 아이들을 위해 큰 감자탕집들에 있는 것처럼 아이스크림까지 퍼 먹게 했다면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다들 난리났을 것이다.^^
분당에 있는 식당답게^^ 테이블석으로 이루어진 홀은 여유 있는 분위기이며, 단체석이 있는 방안 분위기나 주차공간도 괜찮은 편이다. 만원의 행복이라면 너무 거창한 표현이겠지만, 평일 애슐리 샐러드 바 가격으로 한정식 한상을 받고 싶은 이들에겐 무난한 선택이 될듯 싶다. 보통 이런 집은 점심에만 이 값을 받고 저녁 땐 살짝 메뉴를 바꿔 값을 더 받는데, 이 집은 점심저녁, 평일주말 할 것 없이 9천9백원이란 점도 매력일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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