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궈빙 - 타이페이에서 꼭 먹어야 할 것(2)
Posted 2013. 11. 6.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Joyful Taipei올여름과 초가을 TV에서 방영된 꽃할배로 대만과 타이페이에 대해 갖게 된 호감 또는 호기심에는 뜻밖에도 망고빙수가 한몫한 것 같다. 포장해 온 빙수를 꽃할배들이 게스트 하우스에서 맛있게 먹는 장면에 꽂힌 이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린 보통 팥빙수를 먹고, 녹차빙수 등 이런저런 빙수가 있긴 하지만, 망고빙수는 아직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 이름은 들어봤어도 먹어본 사람들은 많지 않은 아열대 메뉴이기 때문이다.
맞디. 대만을 가는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망고빙수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빙수에 팥 대신 망고를 넣은 것뿐인데, 한 번 먹어본 사람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한다. 망고가 원래 맛있는 과일이긴 하지만, 망고를 넣은 빙수 맛이 그렇게 대단한가? 그렇다! 대단하다.
현지에선 芒果冰이라 쓰고 거의 글자 그대로 망궈빙이라 부르는데, 가게마다 얼음 얼리고 갈아내는 기술과 배합하는 재료가 조금씩 차이가 있어 맛도 조금씩 다르지만, 가끔 먹는 우리 입엔 그저 맛있는 망고빙수를 맛본다는 설레임과 즐거움 때문에 크게 다르게 느껴지진 않았다.
이번 여행에선 세 군데에서 망고빙수를 맛봤다. 딘타이펑을 비롯한 맛집들이 몰려 있고, 골목 안엔 아기자기한 샵들이 많아 홍대 비슷한 분위기를 보이는 융캉지에(永康街)의 유명한 빙수집, 또 다른 집, 그리고 시먼딩의 유명한 빙수집에서 조금씩 다른 스타일의 망궈빙을 맛볼 수 있었다.
망고빙수는 보통 NT 160원 정도니 우리돈으로는 6천원 정도인데, 우리네 카페들에서 여름에 9천원에서 만원 받는 팥빙수에 비해 양과 질 그리고 맛에서 모두 우위를 점한다. 일단 사각으로 썰어 나오는 망고를 두어 개 맛본 다음 눈꽃 얼음과 함께 몇 스푼 떠 먹어 보면 왜 다들 망궈빙, 망궈빙 하는지 금세 눈치채고 급격한 공감을 표하게 된다.
망고라는 우리에겐 없는 과일이 들어갔다는 아우라가 크겠지만, 유명한 곳 두 곳과 평범한 곳 한 곳에서 사 먹은 망궈빙은 모두 만족스런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물론 망고 맛에 반한 우리는 빙수집 옆에 있는 과일 가게나 과일노점(바로 집어 먹을 수 있도록 작은 비닐 봉다리에 포장해 준다), 그리고 까르푸에서 망고를 사서 거리와 호텔방에서 달달하고 촉촉한 망고 특유의 맛에 흠뻑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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