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길을 걷는 사람들
Posted 2013. 10. 1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걷는 걸 좋아하다 보니 보통은 혼자 걷지만, 종종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길을 나설 때가
있다. 특히 번거롭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정겹고 마음이 맞는 이들과의 동행은
기다려지기도 하고 은근히 기대되기도 한다. 개성이 다르면서도 크게 모나지 않아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적당히들 채우기도 하고, 어루만져 주기도 했다.
10월 첫 휴일 야매목장 다섯 식구들과 양평 물소리길을 걸었다. 원래는 네 식구였는데,
이 날짜로 시니비(新入이)가 한 가족 생겼다. 사십대 세 부부, 오십대 두 부부로 서로 죽이
잘 맞았다. 대부분 마을의 평탄한 길을 걸었지만, 두어 차례 오르막과 내리막 산길이
나왔다. 혼자였다면 다소 지루했을 구간이 주고받는 대화로 환해졌다.
물소리길은 논길을 걷는 재미가 있다. 물론 논 한 가운데를 지나거나 좁은 논고랑을
딛고 다니는 건 아니고, 작은 아스팔트길이나 야산에 붙어 있는 길을 걸으면서 옆에 있는
논을 바라보는 정도지만, 그래도 도시생활인들에겐 이 정도만 돼도 벌써 정서가 맑아지고
따뜻해지는 힐링이 일어난다.
쉴 만도 하건만, 조금 처진 한두 사람을 기다리면서 걸어온 길, 걸어갈 길에 대해 한두
마디씩 하고들 있다. 꾸미지 않고 아무렇게나 서 있는데도 자연스럽기 그지없다.
출발점인 양수역에선 힘차게 걷다가 신원역을 거쳐 도착점인 국수역에 가까워지면서
발걸음들이 조금씩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허리 높이까지 자란 노오란 벼들이 도열해 있는
논길이 나오면서 그림같은 풍경이 연출됐다. 실제 고교와 대학 동창이기도 한 두 친구의
30년 넘는 우정 앞에 옐로우 카펫이 길게 깔렸다.
있다. 특히 번거롭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정겹고 마음이 맞는 이들과의 동행은
기다려지기도 하고 은근히 기대되기도 한다. 개성이 다르면서도 크게 모나지 않아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적당히들 채우기도 하고, 어루만져 주기도 했다.
10월 첫 휴일 야매목장 다섯 식구들과 양평 물소리길을 걸었다. 원래는 네 식구였는데,
이 날짜로 시니비(新入이)가 한 가족 생겼다. 사십대 세 부부, 오십대 두 부부로 서로 죽이
잘 맞았다. 대부분 마을의 평탄한 길을 걸었지만, 두어 차례 오르막과 내리막 산길이
나왔다. 혼자였다면 다소 지루했을 구간이 주고받는 대화로 환해졌다.
물소리길은 논길을 걷는 재미가 있다. 물론 논 한 가운데를 지나거나 좁은 논고랑을
딛고 다니는 건 아니고, 작은 아스팔트길이나 야산에 붙어 있는 길을 걸으면서 옆에 있는
논을 바라보는 정도지만, 그래도 도시생활인들에겐 이 정도만 돼도 벌써 정서가 맑아지고
따뜻해지는 힐링이 일어난다.
봄에 이 길을 걸을 땐 산과 논의 색깔이 거의 비슷해 길은 온통 초록 일색이었는데,
가을에 걷는 길은 초오록 산과 노오란 논, 그리고 파아란 하늘과 가알색 땅의 흙색까지
다채롭고 다양해졌다.
쉴 만도 하건만, 조금 처진 한두 사람을 기다리면서 걸어온 길, 걸어갈 길에 대해 한두
마디씩 하고들 있다. 꾸미지 않고 아무렇게나 서 있는데도 자연스럽기 그지없다.
출발점인 양수역에선 힘차게 걷다가 신원역을 거쳐 도착점인 국수역에 가까워지면서
발걸음들이 조금씩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허리 높이까지 자란 노오란 벼들이 도열해 있는
논길이 나오면서 그림같은 풍경이 연출됐다. 실제 고교와 대학 동창이기도 한 두 친구의
30년 넘는 우정 앞에 옐로우 카펫이 길게 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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