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본 나무
Posted 2013. 10.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산에 다니다 보면 가끔 어떤 나무에 색색깔의 산악회 리본이 집중적으로 달려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산이라고 다 리본 나무가 있는 건 아닌데, 우리 동네 검단산에선 거의 못 본 것 같고, 강 건너 예봉산에선 몇 군데 봤다.
리본을 매는 데 어떤 원칙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일행들이 따라오기 편하도록 눈에 띄게 하려는 실용적인 용도와 자기네가 왔다 갔다는 걸 알리는 광고성 용도 정도가 주가 아닐까 짐작해 본다. 전화번호까지 인쇄한 것들은 회원 모집용일 것이다.
모양새는 대개 좁고 길쭉한데, 아래가 민짜로 끝나는 게 많지만, 좌우 대칭으로 파내 맵시를 준 것들도 많다. 개중에는 명함 모양도 있고, 하트 모양으로 된 파격적인 것도 어쩌다 눈에 띈다.
운길산에서 수종사 내려오는 길에도 커다란 리본 나무가 있는데, 마치 열매가 달린 것처럼 덕지덕지 붙어 있다. 하도 많아 겹치기로 매달기도 해서 얼핏 봐선 구별이 안 되기도 하는데, 이렇게 많이 매달아 놓은 걸 보면 무슨 통과의례라도 되는 것처럼 보인다.
대개는 지역 이름이 앞에 나오면서 뜻도 좋고 부르기도 좋은 이름들인데, 단체 회원들의 모임 같아 보이는 것도 있고, 영어로 된 것들도 간혹 볼 수 있다. 요즘은 아웃도어 회사 이름이 새겨진 것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달아 놓은 지 오래된 것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뒤로 밀리거나 색이 바래 그 존재를 알아보기 어렵지만, 그래도 부지런하고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그것들이 있었기에 이렇게 색색깔로 주렁주렁 치렁치렁 달리는 리본 나무가 됐을 것이다.
반가운 리본 (3/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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