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에서 먹는 법
Posted 2013. 12.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연말이라 이런저런 송년회에 가게 되는데, 아무래도 많이 먹게 된다. 이런 데서 먹은 날은 아무래도 저녁이나 그 다음날 아침을 건너뛰는 경우가 많아 크게 살 찌진 않는다.^^ 마포 공덕역 앞에 있는 씨푸드 레스토랑 보노보노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2만7천5백원이다. 꽤 넓은 식당인데도 연말이라 그런지 빈자리가 거의 없어 전의를 돋궈주었다.^^
보노보노, 토다이, 바이킹스 같은 씨푸드 레스토랑에 가면 다른 음식엔 눈길 안 주고 오로지 회 코너만 집중하는 게 내 스타일이다. 이런 데 접시는 다른 부페 식당들과는 달리 작아 한 번에 많이 담기 어려워 여러 번 발품을 팔아야 한다. 연어와 참치, 도미에 고등어까지 구성이 괜찮아 입이 즐거웠다.
일단 사각 접시 네 개를 깔고, 그 위에 한 층 더 올려 한 번에 총 8개씩 갖다 먹는다. 한 층 더 쌓아올 수도 있지만, 회 못 먹어서 죽은 귀신도 아니고, 진상 떨 일도 없으므로 두 층으로 타협하는 것이다.^^ 그 옆 코너엔 십여 종이 넘는 스시와 롤이 있지만, 스메시(식초로 간을 한 밥)까지 먹어야 하니까 회 코너가 없다면 몰라도 눈길 안 주고 회만 열라 갖다 먹는다.
물론 접시 빈자리엔 새우튀김이나 당근 조각 같은 걸 한두 개 올려 구색을 맞춘다. 왼손엔 회 접시, 오른손엔 게살 스프와 장국에 모밀국수를 각각 한 번씩 같이 떠 와서 후루룩 마셔준다. 먹은 접시는 누가 편집자 아니랄까봐 옆에 가지런히 쌓아놓는데, 꼭 회전초밥 접시 쌓은 것처럼 보여 므흣하다. 이렇게 세 번을 갖다 먹으면 2점×8접시×3회 해서 거의 50점을 먹게 된다.
한 시간쯤 뒤에 회 코너에 가니 아까 안 보이던 과매기가 있어 몇 점 갖다 먹고, 그리고 커피 두 잔 정도 내려서 마셔 주면 식사 끝이다. 옆에 앉은 이들은 처음엔 킥킥대다가 그 다음엔 이번에도 또 같은 구성이냐고 놀리다가 세 번째쯤 되면 놀라면서 말을 아예 잊어버린다. 그리고 대개 슬그머니 내 흉내를 내보곤 하는데, 아무래도 원작자에 조금씩 함량미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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