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가 만든 닭볶음탕
Posted 2014. 1.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합창 연습하러 가는 엄마 대신 주말 저녁을 준비하겠다는 g가 만든 닭도리탕, 아니 닭볶음탕 되시겠다. 그걸 어떻게 만들겠냐고 하니, 연말에 청년부 가정 모임에서 다른 친구들이 하는 걸 봤다면서 정육점에서 닭 한 마리 볶음용으로 손질해 오더니 양파와 감자 듬뿍 넣고 뚝딱 만들어 냈다. 색깔이며 모양새가 그럴듯 했는데, 맛 또한 식당에서 파는 것들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작년 가을쯤 출시됐다는 뉴스는 접했지만 아직 안 마셔본 국산 퀸즈 에일 맥주 반 잔을 반주로 맛난 저녁 식사 시간이 됐다. 에일(Ale) 맥주는 잘은 모르지만, 보통 많이 마시는 라거 맥주와 발효 방식이 다르다는데, 내 짧은 입맛으로도 기존의 라거 맥주들에 비해 조금 깊은 맛이 났다.
g의 요리 비결은 다름 아닌 닭볶음탕 소스에 있었는데, 놀랍게도 마트에서 이런 요리를 위한 양념을 병으로 판다고 한다. 닭 한 마리에 저 양념병 한 병을 다 넣고 끓여내기만 하면 되는 의외로 간단한(?) 레시피였다. 사실 마트에 가면 닭볶음탕뿐만 아니라 웬만한 요리에 필요한 각종 소스가 즐비한데, 이런 거 사다가 해 먹어볼 생각을 미처 못하고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은 이렇게 소스도 쉽게 살 수 있고, 웬만한 음식은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친절한 블로거들이 사진과 함께 노하우를 공개해 대충 따라해 보면 어느 정도는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어떤 의미에선 맛집도 발품보다는 정보가 좌우하는 것처럼 어느새 정보는 손맛도 대신하는 시대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편한 게 나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이런 인스탄트 식품과 재료에 의존하진 말아야 할 텐데, 어째 현실은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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