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지 않니?
Posted 2014. 4. 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양평 사나사 계곡 등산로로 백운봉을 향해 오르다 보면 본격적인 오르막을 만나기 전에
이 산의 터줏대감 중 하나로 보이는 거대한 나무 곁을 지나게 된다. 지난 겨울철부터 이 산을
찾았으니까 한여름의 우람한 모습을 볼 기회는 아직 없었지만, 잎이 다 떨어진 지금도 밑둥
둘레가 3-4m는 족히 돼 보이고, 높이는 15m가 훌쩍 넘어보이는 거인 나무다.
정확한 수령(樹齡)은 알 수 없어도 외관상 얼추 백 년은 넘어보이는데, 세월의 흐름과
함께 험한 풍상을 겪어온 듯 밑둥 한쪽이 거의 1m 높이로 깊이 파여 있다. 워낙 거대한
나무라 이 정도 상처로는 끄떡없어 보이는데, 그도 그럴 것이 옆으로 내린 뿌리가 웬만한
나무 기둥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두껍고 단단해 보이기 때문이다.
크고 오래된 나무는 속으로 간직하고 있는 숱한 이야기 못지 않게 겉으로 보이는 인상도
다양한 법인데, 이 나무도 역시 아주 특징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파인 구석은 최대한
크게 벌린 위협적인 입 모양이고, 오래된 껍질의 굴곡은 괴물의 무시무시한 눈 모양인데다가
마침 부러진 가지는 코뿔소의 코 모양으로 전체적으로 영락 없는 포효하는 괴물상이다.
괴물은 보는 사람도 무섭지만 자신도 무서운 법인데, 눈처럼 보이는 나무 껍데기가 심하게
주름진데다가 오돌도롤한 모양새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무의 나이테가 안쪽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오래된 나무는 겉에도 있나 보다.^^ 무서워 보이기도 했지만, 슬퍼
보이기도 했는데, 신록이 오면 다시 가서 무슨 사연인지 말을 걸어봐야겠다.
한 바퀴 돌면서 찬찬히 살펴보니 군데군데 재밌는 모양새가 많았는데, 그 중 원래는 힘차게
뻗어나갈 가지였을 곳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밖으로 뻗는 대신 안으로 구멍을 냈다. 구멍의 깊이는
밖에선 안 보일 정도로 깊은 게 마치 블랙홀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덕분에 수많은 곤충과
벌레들의 안성맞춤 서식처로 탈바꿈한 것 같았다.
몇 차례 이 니무 앞을 지나면서 어렸을 때처럼 언제 한 번 이 나무를 타고 올라가 보면
어떨까 하는 뜬금없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인데도 이곳은 등산객이 별로 없는 편이라 맘만
먹으면 첫 번째 갈라지는 가지까진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서야지,
그러다가 이 거인 나무가 혹시 화내진 않을지 모르겠다.
이 산의 터줏대감 중 하나로 보이는 거대한 나무 곁을 지나게 된다. 지난 겨울철부터 이 산을
찾았으니까 한여름의 우람한 모습을 볼 기회는 아직 없었지만, 잎이 다 떨어진 지금도 밑둥
둘레가 3-4m는 족히 돼 보이고, 높이는 15m가 훌쩍 넘어보이는 거인 나무다.
정확한 수령(樹齡)은 알 수 없어도 외관상 얼추 백 년은 넘어보이는데, 세월의 흐름과
함께 험한 풍상을 겪어온 듯 밑둥 한쪽이 거의 1m 높이로 깊이 파여 있다. 워낙 거대한
나무라 이 정도 상처로는 끄떡없어 보이는데, 그도 그럴 것이 옆으로 내린 뿌리가 웬만한
나무 기둥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두껍고 단단해 보이기 때문이다.
크고 오래된 나무는 속으로 간직하고 있는 숱한 이야기 못지 않게 겉으로 보이는 인상도
다양한 법인데, 이 나무도 역시 아주 특징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파인 구석은 최대한
크게 벌린 위협적인 입 모양이고, 오래된 껍질의 굴곡은 괴물의 무시무시한 눈 모양인데다가
마침 부러진 가지는 코뿔소의 코 모양으로 전체적으로 영락 없는 포효하는 괴물상이다.
괴물은 보는 사람도 무섭지만 자신도 무서운 법인데, 눈처럼 보이는 나무 껍데기가 심하게
주름진데다가 오돌도롤한 모양새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무의 나이테가 안쪽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오래된 나무는 겉에도 있나 보다.^^ 무서워 보이기도 했지만, 슬퍼
보이기도 했는데, 신록이 오면 다시 가서 무슨 사연인지 말을 걸어봐야겠다.
한 바퀴 돌면서 찬찬히 살펴보니 군데군데 재밌는 모양새가 많았는데, 그 중 원래는 힘차게
뻗어나갈 가지였을 곳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밖으로 뻗는 대신 안으로 구멍을 냈다. 구멍의 깊이는
밖에선 안 보일 정도로 깊은 게 마치 블랙홀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덕분에 수많은 곤충과
벌레들의 안성맞춤 서식처로 탈바꿈한 것 같았다.
몇 차례 이 니무 앞을 지나면서 어렸을 때처럼 언제 한 번 이 나무를 타고 올라가 보면
어떨까 하는 뜬금없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인데도 이곳은 등산객이 별로 없는 편이라 맘만
먹으면 첫 번째 갈라지는 가지까진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서야지,
그러다가 이 거인 나무가 혹시 화내진 않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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