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여행(1) - 격한 환영
Posted 2014. 4. 14.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목요일에 5월호 마감을 마치고 금요일은 휴가를 내서 아내와 1박2일 여행을 다녀왔다. 제주도에 가서 한라산을 오르거나 새로 생긴 제주쪽 올레길을 걷는 것과, 군산이나 통영 맛집들을 두루 다녀오는 세 가지 옵션 중에 통영 행이 결정됐다. 아무래도 도민준, 천송이의 <별그대> 영향이 작지 않은 것 같다.^^
숙소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하니 375km,
금요일 아침 9시에 집을 나서 중부고속도로-대전통영고속도로를 거쳐 4시간 조금 안 걸려 통영 톨게이트로 나오니 왼쪽은 거제, 오른쪽은 통영으로 갈라진다. 통영은 초행길이다. 맛집 정보들만 챙기고, 어디를 갈지, 무엇을 볼지는 동선에 따르기로 했다. 그러니까 이번 여행은 식당에 가는 게 최우선이다.^^
점심 식사 후 첫 행선지는 벽화마을로 유명한 동피랑. 벽화 구경도 재밌지만, 난간에 통영 사투리로 적어놓은 인삿말이 눈길을 끈다. 서울말과 달라도 많이 다르다. 아마 통영 말만 적어놨더라면 같은 한글로 써 있어도 반은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들었을 텐데, 다행히 아래쪽에 작게 해석을 해놨다. 우리말도 해석/번역을 해야 알아 듣는 동네에 오다니.^^
어서 오이소!로 시작하는 인사에 내가 받은 첫 인상은 참 격하게도 환영해 준다는 것. 경상도 사람들의 화끈한 성격을 엿볼 수 있는데, 말처럼 실제로도 이렇게 격한 환영을 해 주는 현지인을 알거나 만났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런 아름다운 일은 아쉽게도 일어나지 않았다. 언제 한 번 실제로 이런 격한 환영을 받아보고 싶긴 하다.
그리고 같은 말이라도 유머 감각이 느껴졌는데, 이렇게 읽는 게 아니라 실제로 앞에서 높고 급한 톤으로 말하는 걸 들었다면 필시 포복졸도, 아니 고마 죽는줄 알았능기라.^^ 동피랑 마을 언덕 난간엔 이런 게 여섯 개쯤 있는데, 그 중 세 개만 맛보기로 소개해 봤다. 마을 입구 경사가 제법 있는 꼬부랑길엔 상하행 차량주의 볼록거울이 설치돼 있는데, 통영에 온 걸 환영한다며 그 안에 우리를 담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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