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한봉 가는 길
Posted 2014. 9. 1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이른 추석이 지나고 9월 중순이 됐는데도 아침 저녁으론 서늘하고 한낮은 30도 가까이
오르는 초가을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며칠 전 갔던 은고개길이 좋아서 토요일 오후에 혼자
다시 찾았다. 등산로에 접어들면 묘지를 앞두고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번엔 벌봉으로 가는
윗길 대신 왼쪽길을 택했다. 한적한 길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는데, 위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옆으로, 그러니까 작은 개울 서너 개를 건너면서 산허리를 타는 재밌는 길이었다.
이제껏 산은 주로 앞으로, 위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는 데만 익숙했는데, 이렇게 옆으로
빙 둘러가는 길은 그리 많이 다녀보지 않았다. 높은 산이 아니고, 어느 정도 익숙한 동네산이기에
처음 걷는 길이어도 길 잃을 염려는 없었다. 곧 능선이 나올 테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되돌아
오면 된다는 생각에 편한 마음으로 30분 정도 걸으니 저 앞에 성곽과 암문이 보였다.
이 쪽으로는 초행길인데, 용케 제대로 온 것 같다.^^
동서남북 성문(城門) 사이에 군데군데 만든 암문(暗門)에 들어서니 오른쪽은 벌봉까지
1km, 왼쪽으로는 한봉까진 0.6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였다. 여기서 직진하면 산성 동문인
좌익문까지 3km라니 벌봉과 한봉이 있는 남한산성 외곽도 제법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길목에 서 있는 걸로 봐서 어쩌면 한봉도 벌봉마냥 별 게 없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지만,
그리 멀지도 않으니 일단 가 보기로 했다. 한봉의 한자는 공식적으로는 漢峰인데 누군가가
땀 한 자를 써서 汗峰이라고 써 놓았다. 글쎄, 별로 땀이 안 나던데^^, 어느 게 맞는 걸까.
한봉 가는 길은 한가하고 한산한 게 허허로웠다. 가끔 드러나는 성곽만 아니었다면
얼핏 봐선 산성 성곽이라는 걸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지기도 하고, 흙이 쌓이기도
하고, 수풀로 뒤덮여 있는 데가 많았다. 본성(本城)이 아닌 외성(外城)이어선지 성곽 높이도
영화나 사극에서 보는 것처럼 높지 않고 여차하면 타고 오르내리기 딱 좋은 높이였다.
서너 해 전에 북문에서 시작해 시계 반대방향으로 서문-남문을 거쳐 한 바퀴 돈 적이
있는데(남한산성 일주 (5/31/10), 그 땐 동문으로 해서 본성만 한 바퀴 돌아본 것 같다.
올 가을에 이 길로 해서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봐야겠다.
산성을 찾는 이들이 이쪽 방면으론 잘 다니지 않는다는 걸 짐작케 하려는지, 한봉
가는 길은 어른 키 정도 되는 수풀이 무성했다. 더워서 반바지 차림으로 왔는데, 수풀을
헤쳐 다니느라 종아리와 허벅지를 조금 긁혔다.
암문 이정표에서 6백 미터니까 10여분만에 한봉 언저리에 이르렀다. 벌봉도 그렇지만,
한봉도 이정표가 아니면 여간해선 찾기 어려운 곳에 있었는데, 다 와서 그냥 지나치는 이들이
많을 것 같았다. 남한산성은 서울-성남-광주-하남에 걸쳐 있어 이정표 표시가 조금씩
다른데, 광주시에서 만든 이정표에 한봉이 작게 써 있어 겨우 알 수 있었다.
이정표 옆에 나무로 둘러싸인 한봉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봉우리라기보다는 지나다니는
길 같았다. 표지석이 없었다면 아무도 이곳이 한봉이란 걸 몰랐을 것 같은데, 높이도 418m니
벌봉에 비해 100m나 낮아 아담했다.
그냥 돌아오기 뭐해서 조금 더 가 보니, 경사진 산등성이가 나왔는데, 한참을 내려가니
계곡을 낀 식당 몇 곳과 돌조각공원이 있는 큰골이 나왔다. 좀 더 내려가면 43번 국도에서
옆으로 빠지는 동문과 장경사 가는 산성 일주로가 나올 텐데, 한봉으로 돌아오는 길은 다른 길이
없어 다시 오르막 10여분을 등산해야 했다. 벌봉이나 한봉이나 특별한 건 없고, 은고개에서
산성 성곽까지 가는 길이 걸을만한데, 특히 한봉 방면 산허리를 걷는 길은 아주 좋다.
오르는 초가을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며칠 전 갔던 은고개길이 좋아서 토요일 오후에 혼자
다시 찾았다. 등산로에 접어들면 묘지를 앞두고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번엔 벌봉으로 가는
윗길 대신 왼쪽길을 택했다. 한적한 길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는데, 위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옆으로, 그러니까 작은 개울 서너 개를 건너면서 산허리를 타는 재밌는 길이었다.
이제껏 산은 주로 앞으로, 위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는 데만 익숙했는데, 이렇게 옆으로
빙 둘러가는 길은 그리 많이 다녀보지 않았다. 높은 산이 아니고, 어느 정도 익숙한 동네산이기에
처음 걷는 길이어도 길 잃을 염려는 없었다. 곧 능선이 나올 테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되돌아
오면 된다는 생각에 편한 마음으로 30분 정도 걸으니 저 앞에 성곽과 암문이 보였다.
이 쪽으로는 초행길인데, 용케 제대로 온 것 같다.^^
동서남북 성문(城門) 사이에 군데군데 만든 암문(暗門)에 들어서니 오른쪽은 벌봉까지
1km, 왼쪽으로는 한봉까진 0.6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였다. 여기서 직진하면 산성 동문인
좌익문까지 3km라니 벌봉과 한봉이 있는 남한산성 외곽도 제법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옆에 한봉 안내판이 서 있었다. 보통은 봉우리 바로 아래에 있어야 할 게 가는 길
길목에 서 있는 걸로 봐서 어쩌면 한봉도 벌봉마냥 별 게 없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지만,
그리 멀지도 않으니 일단 가 보기로 했다. 한봉의 한자는 공식적으로는 漢峰인데 누군가가
땀 한 자를 써서 汗峰이라고 써 놓았다. 글쎄, 별로 땀이 안 나던데^^, 어느 게 맞는 걸까.
한봉 가는 길은 한가하고 한산한 게 허허로웠다. 가끔 드러나는 성곽만 아니었다면
얼핏 봐선 산성 성곽이라는 걸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지기도 하고, 흙이 쌓이기도
하고, 수풀로 뒤덮여 있는 데가 많았다. 본성(本城)이 아닌 외성(外城)이어선지 성곽 높이도
영화나 사극에서 보는 것처럼 높지 않고 여차하면 타고 오르내리기 딱 좋은 높이였다.
서너 해 전에 북문에서 시작해 시계 반대방향으로 서문-남문을 거쳐 한 바퀴 돈 적이
있는데(남한산성 일주 (5/31/10), 그 땐 동문으로 해서 본성만 한 바퀴 돌아본 것 같다.
올 가을에 이 길로 해서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봐야겠다.
산성을 찾는 이들이 이쪽 방면으론 잘 다니지 않는다는 걸 짐작케 하려는지, 한봉
가는 길은 어른 키 정도 되는 수풀이 무성했다. 더워서 반바지 차림으로 왔는데, 수풀을
헤쳐 다니느라 종아리와 허벅지를 조금 긁혔다.
암문 이정표에서 6백 미터니까 10여분만에 한봉 언저리에 이르렀다. 벌봉도 그렇지만,
한봉도 이정표가 아니면 여간해선 찾기 어려운 곳에 있었는데, 다 와서 그냥 지나치는 이들이
많을 것 같았다. 남한산성은 서울-성남-광주-하남에 걸쳐 있어 이정표 표시가 조금씩
다른데, 광주시에서 만든 이정표에 한봉이 작게 써 있어 겨우 알 수 있었다.
이정표 옆에 나무로 둘러싸인 한봉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봉우리라기보다는 지나다니는
길 같았다. 표지석이 없었다면 아무도 이곳이 한봉이란 걸 몰랐을 것 같은데, 높이도 418m니
벌봉에 비해 100m나 낮아 아담했다.
그냥 돌아오기 뭐해서 조금 더 가 보니, 경사진 산등성이가 나왔는데, 한참을 내려가니
계곡을 낀 식당 몇 곳과 돌조각공원이 있는 큰골이 나왔다. 좀 더 내려가면 43번 국도에서
옆으로 빠지는 동문과 장경사 가는 산성 일주로가 나올 텐데, 한봉으로 돌아오는 길은 다른 길이
없어 다시 오르막 10여분을 등산해야 했다. 벌봉이나 한봉이나 특별한 건 없고, 은고개에서
산성 성곽까지 가는 길이 걸을만한데, 특히 한봉 방면 산허리를 걷는 길은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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